30년 맛집, 101탄-강남구청역 백암왕순대 순대국밥
강남을 떠나 부산으로 내려간 지 1년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 거의 일주일을 머물고 있다.
고향도 아닌 강남이 왜 고향처럼 느껴지는 걸까?
역시 올라온 김에 그리웠던 식당들을 순회하기도 하고 업체 미팅 때문에 식사자리와 술자리가 있어 뜻하지 않았던 맛집을 만나기도 했다.
아직 서울 일정이 남았으니 그동안 끼니는 때워야 할 테고 적어도 맛집 몇 군데는 더 들려볼 수 있을 것 같다.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는 들리고 저녁 7시가 넘었지만 업무는 끝나지 않았다.
찬은 매우 단조롭다.
배추김치가 없는 게 봄 아쉽긴 했다.
고춧가루 양념이 된 새우젓이 독특하다.
메뉴에 밥 따로 주문하는 게 있었지만 밥을 말아서 주는 걸 주문했는데 고추양념장이 올려져 있다.
원랜 좀 더 맵게 먹는 편이지만 일단 주는 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머리 고기 부위를 보니 순댓국 내공이 떨어지는 심약자에는 좀 불안한 감이 없진 않다.
국물은 구수하고 딱 부담 없이 먹기 적당하게 간이 되어 있어 별도의 간은 필요 없는 정도.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소주를 부르는 순댓국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해야 하니 유혹을 뿌리치고 식사만 했다.
한참을 먹다가 깍두기 국물을 부었다.
순댓국엔 깍두기 국물이 최고의 궁합 아닐까 싶다.
역시 싹 비우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이런 뚝배기 음식은 뚝배기를 기울여 바닥을 박박 긁어먹어야 먹은 기분이 나는 것 같다.
강남 일대의 맛집은 대부분 이면도로에 숨어 있으니 눈 잘 뜨고 다녀야 한다.
점심때 골목을 누비는 직장인들을 보니 이제 경기가 조금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다.
활력 넘치는 모습에 코로나 땐 어떻게 살았나 싶다.
그런 날이 다시 오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