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다

소설로 배우는 제주도 문화와 부동

by 루파고

도의회는 배 회장의 제안을 토대로 관련프로젝트를 실행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다들 관에서 움직인 것이 아니라는 평을 받고 싶어 했다. 민간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가히 개혁적이라고 할 만큼 창의적인 아이템이 쏟아지기를 기대했다. 배 회장의 제안은 제주도청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기도 했다. 제주도청은 지금까지 해결방안을 찾고자 여러 방법을 모색해 보았지만 성공사례는 많지 않았다. 중산간지역 개발제한을 막기 위해 해발 250미터를 제한선으로 잡았다가 300미터로 변경되기도 했다. 사유재산 보호라는 이유에서다. 비도시지역의 난개발 및 투기를 막기 위해 진입도로 폭 제한 등 개발제한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포럼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런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토지주 및 이권에 관련된 사람들과 몸싸움이 일어나는 진풍경도 있었다. 역시 사유재산 보호라는 이유였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자리 잡은 건축법개정안이라는 기준이 생겼다. 모순이라는 단어처럼 역시 이에 따른 웃지 못할 사고들이 뒤따랐다.

제주도청이 제시한 제주의 비전은 명확하다. 하지만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나 마찬가지다. 배 회장이 제시한 것들 역시 실행력이 뒷받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로 돌아간 배 회장은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왔던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배 회장은 대외적으로 일본인 교포라고 알려져 있다.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고아가 되어버린 사람이다. 너무 어렸을 때 일본으로 가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제주도라는 것만큼은 정확하게 기억했다. 그의 기억 속에는 까칠하고 구멍 뻥뻥 뚫린 현무암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제주도에 애착을 갖게 된 건 불과 십 년도 채 되지 않았다. 우연히 알게 된 재일교포들의 제주사랑 때문이었다.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들 중 어떤 사람들은 고향에 기부를 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자식들은 유언을 따르는 선행이 이어지기도 했다. 어떤 마을은 노인들의 치병에 필요한 비용을 재일교포가 기부한 재원으로 지급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배 회장 역시 고향에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제주도청은 대형 프로젝트를 여럿 설계했다. 그중 대부분이 서귀포시에 집중시켰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불균형하게 발전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제주시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제주도 5대 사업 중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이 서귀포시에 자리 잡았다. 교육 분야에는 영어교육도시, 관광 분야에는 제주신화월드(신화역사공원)와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의료 분야엔 헬스케어타운이 그것이다. 헬스케어타운은 서귀포시 동 지역에 자리 잡았고 나머지는 서귀포시 서쪽인 안덕면과 대정읍 일대에 자리 잡았다. 그 때문에 서귀포시 서쪽 토지가격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이 현상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오설록이 녹차밭을 경작할 당시만 해도 그 일대는 곶자왈과 너른 들판뿐이었다. 주민들은 지역에서 대규모로 소와 말을 목축했다. 그야말로 녹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시피 했다. 도로사정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오설록을 비롯하여 영어교육도시, 제주신화월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그 지역 곶자왈과 목장조합 토지를 헐값에 수용하여 자리 잡은 것이다. 오래전부터 제주도민들이 농처럼 하는 말이었지만 구억리와 서광리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귀포시 서쪽에서는 노른자위 토지가 되어 있다.

그가 준비한 사업은 제주를 제주답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중 문화적인 부문의 사업은 세계적인 도보여행 플랫폼이 된 올레길에 대한 지원이다. 제주도청 재원으로는 충당할 수 없고 그렇다고 딱히 외부지원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한 것이다. 사회적인 부문에서는 일자리창출에 관한 것이다. 제주도에 이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것을 개인들의 문제라 하여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자리창출 문제는 중앙정부에서도 밤낮으로 고민하는 분야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몰라도 제주에서는 다른 문제다. 부지런한 청년들에게는 그런 고민 자체가 사치나 다름없다. 하지만 제주는 지금도 인력부족이다. 물론 농업 등 청년기피 업종들이다.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제주도 자치정부에 있긴 한 것인지 배 회장은 항상 궁금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일자리창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 애월의 GD카페를 위시하여 제주 전 지역에 셀 수도 없는 카페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카페들이 폐업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것은 제주만의 특색을 발굴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라고 배 회장은 지적했다. 여기서 주목할 곳이 있다. 바로 우도다. 우도는 먹방천국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곳이다. 너도나도 유행을 타서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 경쟁력 없이 뿔소라 하나 얹어 두고 해물라면이라는 이름을 붙여 한 그릇에 만 원이나 받는 등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관광객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우도뿐만 아니다. 제주도 각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게다가 우도의 교통문제 해결에 대한 부분도 지적했다. 우도 관광객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관광객보다 많다. 이미 오래전에 거론됐던 모노레일 역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학교 뒤쪽으로 샛길이 나면 울타리를 쳐서 개구멍을 막는 편협한 생각보다 정문을 그쪽으로 다시 내는 것이 실리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제주도에 소재한 모 IT기업에서도 사회적인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주도를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을 일으키고 있지만 역시 실행력 부분에 있어 제약사항이 많다.

배 회장은 바닷가의 양식장 문제도 거론했다.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용수의 수질문제와 풍광 및 조망을 해치는 문제 그리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거론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주도청에서 개인 혹은 법인소유의 재산권을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배 회장은 마지막 장에 그에 대한 해법도 간략하게 설명했다.






1. 서문

2. 긴급회의

- 제주의 장묘문화

- 제주신화와 오름

- 진입로를 막아 선 묘적지

- 묘적지, 무연고묘지

- 국가기관 소유의 묘적지 인수

3. 급매물

- 제주도 주택문화의 이해

- 계약서 없을 경우 계약금 반환에 대한 사례

- 문화재와 개발 인허가문제

- 제주도 토지 특성

- 농지 취득 시 알아 두어야 할 정보

4. 건축업자가 되는 길

- 괜당이란

5. 선물

- 제주도 제2공항에 대한 단상

- 김녕 도시계획 등 정보

- 예래지구 문제

6. 고뇌

- 제주도 농업

- 영어교육도시와 제주신화월드

7. 오늘은 잔금 치르는 날

- 제주은행 서울(육지)지점 정보, 주택담보 대출 시 유의해야 할 점

- 지도상 거리, 물리적 거리, 과거와 현재의 교통편

8. 푸념

- 곶자왈이란, 곶자왈 훼손에 관한 의견

9. 배 회장의 서류

- 중산간지역의 훼손, 골프장 건설로 망가진 한라산

10. 올 것이 오다

- 토지거래 시 유의할 점, 세금문제, 다운계약에 관한 지침

11. 제주도민이 되고 싶어요

- 건축물 양성화 신고 관련 내용, 법규

- 제주도 건폐율과 용적률

- 건축법상 진입로 규정

12. 제주색 건축

- 제주도 건축법 개정안

- 보전등급, 상대보전, 절대보전에 관한 법률

- 절대보전/상대보전지역

- 특화경관지구(구. 수변경관지구)

- 오름에 붙은 토지의 규제

- 동굴보호에 묶인 토지

-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 LNG기지와 가스관 공사

- 지하수 문제

13.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다

14. 귀한 존재라는 걸

- 농지전용/산지전용

15. 돼지 잡는 날

- 진입로 관련법안/일반토지사용승낙서와 영구토지사용승낙서

- 제주도 일자리 문제

- 제주도 커피숍 분포

- 제주도 교육환경

- 제주살이, 한 달 살이 그리고 제주도 인구의 진실

16. 건축업자의 길

- 제주색 묻어나는 건축물들

- 제주도 행정구역 편제

17. 현실성 없는 정책도 비극이다

- 제주도 양돈과 환경오염 문제

18. ROLEX

- 제주도 농가주택과 자폐증의 상관관계

19. 제주살이

20. 올레의 비밀

21. 푸른빛 더러운 제주바다

22. 오수관 있나요?

- 오수관, 상수관 관련 내용

23. 제주도민이 되다

24.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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