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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l 10. 2023

30년 맛집, 108탄-부전시장 색다른 부전밀냉면

몇 달 전 부산사람들이 손가락에 꼽는다는 부산 3대 밀면 식당을 모두 다녀온 후 새로운 밀면집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돼지국밥도 식당마다 각기 다른 독특함이 있어서 어디가 더 있었다고 할 수 없었는데 밀면 역시 마찬가지 맥락이다.

부산 3대 밀면이란 것도 어찌 보면 평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번에 다녀온 부전밀냉면 역시 그 식당들 못지않은 혹은 오히려 더 우위에 있을지도 모를 색을 띠고 있었다.

예전엔 <부전밀면뚝배기>라는 간판이었는데 <부전밀냉면>으로 바꾼 거라고 하는데 부전시장 안에 있어서 내비게이션 없이는 찾아가기 어렵다.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눈치싸움을 잘하면 주차는 가능하다.



영업신고증을 보니 <부전밀면>으로 되어 있고 1992년 11월 17일로 신고되어 있다.

건물은 그보다 훨씬 오래된 느낌이다.



가격은 8천 원인데 개금밀면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초읍동에 있는 삼성밀면도 최근 7500원으로 올렸는데 가격 상승폭을 보면 밀면도 머지않아 만 원대 선을 그을 것 같다.

독특하게도 여긴 소머리곰탕을 판다.

육수가 소머리곰탕 베이스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본다.



카운터 옆에는 오래된 전축과 카오디오 그리고 다이얼전화기가 있다.

오랜만에 보는 녀석들이다.



우연히 입구에서 밀가루 반죽을 보았는데 주방에 계신 할머니(부산 말로 할매)는 주문이 들어오면 반죽을 떼어 면을 뽑기 시작한다.

대형 육수통에는 얼음이 둥둥 뜬 육수가 가득하다.

할머니가 요리를 내면 할아버지는 주방에서 받아 육수를 얹어 손님 상에 낸다.

육수는 좀 더 달라고 하면 주실 태세다.

아니나 다를까, 전라도 광주에서 부산에 혼자 여행을 왔다는 학생에게 한 국자 더 떠서 주더라.

나도 달라고 할 것을~



난 이번에도 물밀면이다.

육수가 엄청 진하다.

얼음이 살살 뜬 육수를 보니 벌써 여름이 잊히는 듯했다.

에어컨을 켜지 않아 약간 더운 느낌이었는데 밀면을 먹기 시작하니 더위는 온 데 간데없다.



이게 항간에 말이 많은 편육이다.

달랑 하나 얹었다고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고기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일단 부전밀면의 장점은 쫄깃한 면발이다.

너무 쫄깃하다 못해 질긴 식당에선 면을 잘라서 먹어야 할 정도인데 여긴 가위가 필요 없다.

딱 맞는 식감인 거다.

그리고 육수는 말할 것도 없다.

부전밀면이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는 깊은 육수와 직접 반죽해서 바로 뽑아낸 밀면이 다른 식당과 다른 부분이다.



마침 동행 중 비빔밀면을 주문한 사람이 있어서 사진만 촬영해 봤다.

맛은 물어보지 않았는데 같은 베이스니까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역시 바닥을 비웠는데...

총평을 내리자면 칼칼한 양념이 식감을 돋우는 건 매우 좋은 편이지만 좀 달다는 단점이 있다.

여름이니까 당 올리는 덴 좋지 싶은데 어쨌든 단맛만 좀 줄이면 좋지 싶다.

삼성밀면도 단맛이 강한 게 흠이라면 흠이었는데 요즘은 단맛을 좀 줄인 것 같다.



주방을 도촬 했다.

깔끔한 편이다.

연세들도 많으신데 앞으로 얼마나 더 장사를 하시려나 싶다.

이런 노포 식당들은 시한제라는 게 항상 안타깝다.


예전에 부산 3대 밀면에 대해 정리한 글이니 참고하시길...

https://brunch.co.kr/@northalps/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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