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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31. 2023

163.청양고추가 매력적인 춘천의 함평한우육회비빔밥

춘천 하면 자전거, 자전거 하면 춘천!

난 일 년에 다섯 번 이상 춘천 라이딩을 다닌다.

매번 갈 때마다 괜찮은 식당을 찾아다니게 되는데 이번엔 생각지도 못한 메뉴를 선택하고 말았다.

춘천 하면 닭갈비나 막국수가 주종인데 갑자기 웬 육회비빔밥이란 말인가?


송암스포츠타운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에 함평한우육회비빔밥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는 식당이 있더라.

그런데 이 자리는 원래 중국집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찌 된 일인가?

영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근손실을 막기 위해 한우를 섭취해야 한다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막국수로 향하던 나의 발걸음을 붙들어 놓았다.

그런데 그것도 운명인지 행운인지 꽤 괜찮은 식당을 만난 거다.



외관은 새로 덧칠했지만 투박하다.

내부야 말할 것도 없지만 말이다.



기본찬으로는 이렇게 나오는데 간장에 절인 청양고추의 정체가 궁금했다.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는데 대체 이건 무슨 조합인가 싶었다.



후추가 뿌려진 소고기뭇국을 기본으로 주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엄마가 며칠이고 끓여서 만들어 주셨던 바로 그 맛이었다.

해장용으로 딱인데...

주당이 함께여서 그랬을까?

나도 나도 모르게 소주 한 병을 주문하고 말았다.

소주 없이 마시는 건 실례인 것 같다는 변명을 대고 있는 것이다.



첫 건배를 하니 드디어 한우육회비빔밥이 나왔다.

양이 만만치 않다.

함평 스타일인가 보다.

참깨가 잔뜩 뿌려져 있는 걸 보면 전라도 스타일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육회비빔밥은 초장맛인가?

전라도 음식을 많이 접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전남 음식들 중 고기류 음식들에 초장을 많이 쓰는 편이다.

초장이 음식의 맛에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고 봐도 될까?

마침 동행 중 한 명은 전라도 사람이라 익숙한 맛이라고 느꼈던지 순식간에 음식을 비워냈다.

나는 절반 정도 남은 육회비빔밥에 청양고추를 한 숟가락 퍼서 비벼보았다.


왜 이걸 이제 넣었을까!


이게 무슨 조합이던가?

초장도 초장이지만 청양고추가 육회비빔밥과 이렇게 조화스럽다니...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꽤 쓸 만한 음식의 조합을 발견했다.

다음에 직접 해서 먹을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해서 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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