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거짓말은 진실로 포장되어 있다.
드라마 <라이어니스> 중에서
아직 살아야 될 날이 많은 나이지만 지난 삶을 돌이켜보면 경험했던 수많은 거짓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억난다.
아주 하찮은 거짓말도 있었고, 선의의 거짓말도 있었고, 처음부터 의도했던 거짓말도 있었다.
사소한 거짓에 살이 불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거짓에 거짓을 덧붙여 진실은 누더기가 되어버린 상황도 겪었다.
그들은 상대가 모를 거라는 전제 하에, 혹은 설마 하며 거짓말을 하지만 거짓말엔 묘한 냄새가 난다.
특히 숫자에서 티가 나기 시작하는데, 정말 재밌는 건 어디서 들은 건 많아가지고 첫 대화에선 디테일한 숫자를 나열하고 나중엔 전혀 다른 숫자가 튀어나오기 일쑤다.
직접 겪은 경험이라면 숫자에 혼돈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지만, 타인의 것이라면 당연히 말이 바뀌기 마련이다.
정작 거짓말을 하는 당사자는 어제는 5라고 했던 걸 오늘은 7이라고 말했다는 걸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거짓말쟁이는 천재여야 한다고들 하는데 안타까운 건 거짓말쟁이들 대부분 숫자뿐만 아니라 단어 하나하나에서도 티가 난다.
직접 겪은 일이라면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들었던 얘기라면 시공간의 모든 환경을 절대로 설명할 수 없다.
더군다나 거짓말쟁이는 자기가 하는 말의 허점을 잘 모른다.
남들은 다 아는 걸 말이다.
진실로 포장된 거짓말은 사람을 현혹케 한다.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거다.
시간이 흘러 눈에 콩깍지가 떨어질 무렵이면 진실과 거짓의 선이 그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걸 언제 알게 됐는지가 문제지만 말이다.
대체로 느낌적인 느낌으로 의심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데, 진실 앞에 서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다.
그걸 이용하는 놈들이 더 문제이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