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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06. 2023

167.만두로 유명한 제주시 임성교자의 볶음밥은?

추석 명절을 지내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평소엔 집에서 먹고 나오는 편이지만 어쩌다 보니 제주시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즐겨 찾는 식당들이 눈에 밟혔지만 이번 긴 연휴에 엄청난 관광객을 목격한 터라 길게 줄을 설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 로컬 맛집들을 리스트업 했고 이곳 임성교자로 목적지를 정했다.



임성교자가 위치한 곳은 관광객들은 잘 다니지 않는 좁은 도로변이다.

주차할 곳이 없어 몇 바퀴를 돌다가 가까스로 주차할 공간을 발견하고 주차하기까지 무려 이십 분은 걸린 것 같다.

저녁식사 시간대까지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 손님이 꽤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 자리는 남아 있었다.

잠시 후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왔지만 예약석까지 있어서 모두 퇴짜를 당하고 돌아서야 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메뉴판을 보니 일반 중국집 메뉴들은 보이지 않는다.

역시 만두 전문점이라 그런가 싶다.

부산에도 오향장육과 만두만 파는 식당들이 몇 곳 있는데 그래도 임성교자엔 몇 가지 메뉴가 더 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식당인 듯, 직원들은 중국어로 주문을 받는다.



간단하게 저녁식사나 할 생각으로 와서 아주 일반적인 볶음밥을 주문했다.

최근 여러 중국집들을 다니며 볶음밥을 비교하기 시작했는데 고슬고슬한 밥에 기름기 적게 볶은 고소한 볶음밥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마침 임성교자의 볶음밥도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간이 강하지 않은 짬뽕 국물에 콩나물이 가득하다.

일반 짬뽕 국물은 아닌데 콩나물국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편이다.



짜장은 몇 분 지나 나왔는데 역시 기본 볶음밥을 맛보기엔 충분했던 것 같다.

지인 중에 절대 짜장을 섞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야말로 진정한 볶음밥 마니아가 아닌가 싶다.



역시나 그랬던 것처럼 짜장을 붓고 비빈 게 실수였던 것 같다.

볶음밥이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맛은 짜장의 강한 맛이 모두 가리고 말았다.

그만큼 임성교자의 볶음밥은 기본에 충실했다는 거다.

안타까웠지만 이미 벌어진 일!

남김없이 비우고 총총총 자리를 떴다.



계산을 하며 보니 유명인들이 제법 다녀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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