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아주 깊은 진리 하나를 주워 들었다.
그리 오래 살았다고 할 수는 없는 나이지만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나름의 인생철학이 있는데 이번 술자리에서 만난 뼈를 때리는 몇 마디의 농축된 표현에 심장이 울렁거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돈은 선택할 수 있지만 사람은 선택할 수 없다.
사람은 마음으로 움직인다.
거짓 없이 진심을 다한 사람에 한정되긴 하지만 말이다.
흔히 돈 밝히는 사람들이 의리 없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상황적인 문제로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없지 않은데, 누구의 인생에서든 마찬가지겠지만 오해가 오해를 생산하는 과정을 겪으며 이해하려는 심적 여유는 흩어지고 종국엔 오해가 낳은 불신의 상상력만 증폭되곤 한다.
돈과 사람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선택한다.
황당한 건 사람을 잃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는 거다.
의리보다 돈이 중요하고, 사랑보다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한 사람을 만나면 내가 그를 알고 지냈던 시간 자체가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를 돈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엄밀히 말하면 나의 아이디어나 기획력을 높게 사주는 사람들이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내가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도 하긴 하지만 대체로 일보다 돈, 사람보다 돈이 더 중요한 사람들은 결국 사람을 잃는 편이다.
일이란 게 모두 상대적인 것이기에 내 탓, 네 탓은 생각하지 않지만 일도 시작하기 전에 산수부터 하는 사람들의 결말은 대체로 비슷했던 것 같다.
돈으로 인력을 살 수는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람 마음 움직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