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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20. 2023

169. 강서구 마곡의 춘천 못지않은 춘천숯불닭갈비

몇 달 전 갔을 땐 자리가 없어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던 식당인데 이번엔 모처럼 일찍 갈 수 있어서 여유 있게 자리를 잡았다.

따지자면 저녁시간대 1번 손님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우리 뒤로 손님이 줄을 잇기 시작했는데 빈자리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걸 보며 안도의 한숨을...

요즘은 춘천에 가도 닭갈비를 건너뛰곤 하는데 이번엔 춘천에 가지 않고도 춘천에서나 맛볼 수 있는 춘천식 닭갈비를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만난 거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처음엔 사진을 촬영할 생각이 없었는데 숯불에 매콤한 양념이 된 닭갈비가 올려지는 걸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들고 말았다.

그런 행동을 여러 번 목격했던 지인께선 또 시작이냐며 핀잔이다.

이젠 좀 자제해야 하나 싶기도...



슬라이스 된 계란장조림은 밑반찬이 아니었다.

이 식당은 나름 먹는 방법이 있다며 종업원이 종이 한 장씩 주더라는...



이 순서대로 먹으란다.

종이 맨 밑에 암호가 있는데...

Wifi가 아닌 WIfe 암호인가 보다.

아내의 비밀번호...

깨알 재미인가?

아무튼 시키는 대로 쌈을 싸서 사진도 남겼다.



매콤한 양념이 딱 소주안주다.

모르긴 해도 술 생각이 없었다 해도 이걸 먹으면 바로 소주 각이다.

닭갈비가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춘천에도 식당마다 각기의 비법과 비기가 담겨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여기도 직접 만들어 쓰는 양념장 때문인지 맛깔스럽다.

서울에서 춘천의 어지간한 닭갈비 맛집보다 괜찮다 싶은 닭갈비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추가로 소금구이도 1인분 주문했는데 역시 양념 전에 소금구이를 먹는 게 바른 순서인 것 같다.

양념에 길들여진 입맛을 소금구이가 감당할 수 없음이다.



매콤한 음식에는 계란찜이 찰떡궁합이다.

양이 결코 적지 않은데 이것만 가지고 소주 한 병은 마신 것 같다.



들어갈 땐 대낮인가 싶었는데 한잔하고 나오니 야심한 밤이다.

간판은 못 해도 20년 정도는 됐을 것 같은데 '원조'라는 수식어가 달린 춘천숯불닭갈비에 손님이 미어터지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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