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약 로컬들의 맛집 몇 곳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녀온 곳은 장충동 일대의 수많은 족발집들을 제압할 정도로 기똥찬 곳이었다.
간판은 이류족발.
뜻은 알 수 없지만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호다.
퇴근시간 한 시간 일찍 가서 그런지 줄은 서지 않았는데 우리보다 이른 시간에 와서 자리를 채운 사람들이 보였다.
입구에 메뉴판이 있는데 일반 족발만 하는 게 아니었다.
뭐가 어떻기에 참숯을 쓴다고 하나 했더니...
족발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보관된 족발들
족발이 이렇게 분해된 후
숯불로 불향을 입히는 거란다.
역시 맛집은 일찍 다녀야 한다.
이 식당을 데려가 주신 분에 의하면 회사 직원들은 동대입구 쪽 족발집을 안 간다고 한다.
직원들 대부분 근처 족발집 중 이류족발을 초고로 친다고...
이렇게 기본 차림이 나온다.
정말 술 당길 땐 이것만 가지고도 한 병은 마실 수 있는데 ㅎㅎ
일반 족발과 매운 족발로 반반 주문했다.
십 분 정도 일반 족발이 나왔다.
둘이서 먹으면 이것도 충분한데 아직 절반이 더 나올 거란다.
보통 3~4명 정도 먹어도 될 양인 것 같다.
족발이 정말 야들야들하다.
너무 익혀서 퍼진 느낌도 없고 덜 익혀서 질긴 느낌도 없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맛있다.
당연히 잡내 하나 없다.
곧 따라 나온 순두부찌개.
칼칼하고 맛있더라.
완전 소주 각이다.
무생채도 맛있는데 난 족발만 그냥 먹어도 좋았다.
이번엔 계란찜이 나왔다.
뭘 자꾸 주시나 했는데 기본인가 보다.
술꾼들에게는 지독한 유혹인 거다.
마지막으로 매운 족발이 나온 후 재촬영했다.
이걸 둘이서 과연 다 먹을 수 있었을까?
매운 족발은 좀 덜 매운 게 흠이긴 했지만 너무 짜지도 않고 적당한 간에 배만 부르지 않았다면 하염없이 먹어 치웠을 것 같다.
나오는 길에 보니 꽉 찼던 족발은 벌써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 너무 일찍 소진된 게 아닌가 싶다.
다른 데 또 보관하고 있겠지만...
그새 선수가 바뀌셨다.
아저씨는 아주머니로.
족발 썰고 남은 찌꺼기도 맛있어 보이길래 쳐다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는 나를 보던 사장님이 그러신다.
"싸드릴까요?"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이 가져가곤 한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