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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Nov 19. 2023

171. 서울 금호동의 울진 후포리 해산물 맛집

총알오징어와 해물짬뽕에 소주 한잔

십수 년 전만 해도 오징어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속초를 옆집 다니듯 했던 기억이 난다.
도로사정은 훨씬 좋아졌고 기동력도 좋아졌지만 이상하게도 멀리까지 먹으러 다니는 게 어려워졌다.

그래서일까? 서울에서 오징어 맛집을 발견하면 뭐가 그리 반가운지 모르겠다.

부산 일 년 출장 기간 동안 기똥찬 오징어 맛집을 알게 되어 줄기차게 다녔었는데 그와 다르긴 하지만 금호동에서 제대로 된 총알오징어 요리를 맛봤다.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막걸리가 당겼지만 금호동 로컬들을 따라 들어간 '해양'이라는 식당.

상권이 있긴 하나 싶을 정도로 후미진 위치였는데 황당하게도 유명한 맛집이란다.

아파트 상가인데 그 아파트엔 유명 연예인들이 꽤 거주한다고...

가끔 연예인들을 만난다고 하는데 난 그쪽엔 전혀 관심이 없는 편이라 그렇다더라 정도의 느낌!



식당은 그리 크지 않다.

금요일이긴 했지만 이번에도 퇴근시간 전이라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서 금세 꽉꽉 차는 걸 보니 맛집은 맛집인가 싶었다.



여러 안주가 있는데 우리는 총알오징어통찜과 해물짬뽕탕을 주문했다.

여긴 그게 정석이란다.



오징어 내장이 아주 고소하다.

이걸 못 먹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비위가 강한 나 자신이 대견하다.

아무튼 외국 나가도 음식 가림이 없으니 이 얼마나 축복인가 싶다.



엄청 큰 그릇에 담긴 해물짬뽕탕인데 우린 면을 따로 달라고 했다.

술안주로 주문한 거라 면이 들어가면 부대낄 것 같아서다.

여기도 큰 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다.



너무 익히지 않아 질기지 않다.

식감이 매우 좋은 오징어에 소주 두어 병은 뚝딱이었다.

홍합도 가득이라 사실 이거 하나 가지고도 술안주로 충분할 테지만...

안주가 좋으니 술은 술술 들어가더라.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비가 내리니 전이 당긴다는 핑계로 두툼한 김치전을 주문해 또 몇 병을 삼키고 말았다.



우리 하는 소리를 엿들으셨는지 인심 좋은 사장님이 큰 석화 세 개를 서비스로 주셨다.

이제 석화 시즌이 시작된 걸까?

올 겨울에도 징그럽게 먹어 줘야겠지 싶었다.

금호동엔 오랜 맛집이 많다.

조만간 근처 맛집들 훑으러 다닐 생각이다.

역시 맛집 투어는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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