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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만 헤어져

by 루파고

그만 만나자고 할 땐 고민의 끝이어야 한다.

말의 무게는 그만큼 중요하다.

헤어지자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상대를 존중한다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알게 될 것이다.


지인에게서 나름의 철학에 대해 듣고 지난 나를 되돌아보았다.

난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던가?


어느 날 정말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미안한 마음에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미안하다고 싹싹 빌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말했다.

"우리 그만 만나!"

그는 그날부로 헤어졌다고 한다.


난 그럴 필요까지 있었겠냐며 물었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미안한 용서를 구하는 나의 진심을 받아주기는커녕 헤어지자는 말로 싹둑 잘라버리니 그간의 정이 한순간에 흩어지는 것만 같았다고...

물론 여자친구는 그가 별 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던 걸 달리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그날 그녀의 일상에 변고가 있었을 수도 있고 다른 남자에게서 비슷한 일로 크게 상처를 입었을 수도 있고 어차피 헤어질 생각이었는데 마침 적당한 트집거리가 됐을 수도 있다.


'사람'은 '삶'과 어원이 비슷하고 '인간'은 '사람 사이'를 말하는 걸 생각하면 관계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맺기도 어렵고 끊기도 어려운.

그렇다고 어렵지만도 않은 관계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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