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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원에 딸을 팔았다

by 루파고

50년이 된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난 그 집단 최초로 이혼을 한 사람이다.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였던 집단이다.

선후배 사이 집안 친지까지 서로 알고 지냈을 정도로 가까운 사람들이다.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내외적으로 돈독한 관계였다.

난 그런 선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살았고 그 틀 안에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 집단 속에 있던 내가 이혼이란 첫 발자국을 남겼다.


부끄러웠던 난 10년 넘게 그 집단을 떠나 있다.




제목과 관계없는 얘길 떠들었으니 낚시당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지인의 재혼 히스토리를 들으며 내내 입에서 욕설을 끊을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서로 맞지 않으면 이혼이란 게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의 경우는 다르다.

아이에겐 어떤 선택권도 없다.

딱히 법적인 문제를 거스르지 않는 한 부모 양방이 동등한 권리를 두고 다투기 마련이다.

그런데 딸의 양육권을 2천만 원에 넘긴 사람이 있더라.

그보다 심한 사람이 없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너무 황당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욕설 외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내놓으라며 다시 찾아왔다고 했다.

아이는 친아빠에게 돌아갈 생각이 없고 얼굴을 볼 생각도 없다고 했단다.

이미 고2가 된 아이는 새아빠가 자기 아빠란다.


낳은 부모와 키운 부모에 대한 논란이 많다.

보험금 문제로 관련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생물학적 부모는 양육을 택한 부모에 따를 수 없다.

어떤 이유가 됐던 아이를 버린 책임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드라마틱하게 그려지는 극화에서 애틋함이 느껴질 순 있지만 당사자에겐 다르다.


그에 따른 복합다단한 스토리를 열거하진 않았지만...

2천만 원에 아이를 팔아버린 그는 스스로 아빠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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