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파꽃이란 시입니다.
뿌리에서 피워 올린
소망의 씨앗들을
엷은 베일로 가리고 피었네
한 자루의 초처럼 똑바로 서서
질긴 어둠을
고독으로 밝히는 꽃
향기조차 감추고
수수하게 살고 싶어
줄기마다 얼비치는
초록의 봉헌기도
매운 눈물은
안으로만 싸매두고
스스로 깨어 사는
조용한 꽃
형은 '매운 눈물'을 강조했다.
매운 눈물을 안으로만 싸매두는 그 심경을 토로했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품은 뜻을 이루려 매운 눈물이 말라가는 것도 모른 척하는 거다.
눈물이 마르고 말라 매운 소금덩어리만 남을지라도 난 한 자루의 초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