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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26. 2024

오락실을 열었다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성수동에 오락실을 열었다.

어릴 적 동네 오락실에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갤러그, 마계촌, 보글보글, 엑스리온,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같은 아케이드 게임을 하며 백 원짜리 동전을 몇 개나 투입했는지 모른다.

일본에서 DDR이라는 게임이 나왔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모 기업에서 DDR을 업그레이드 한 PUMP를 개발해 전 세계로 수출하며 초대박을 냈다. 그 회사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라그나로크라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 일본에 4천억 원(아마 맞을 거다. 기억이...)에 매각했고 지금은 강남 경복아파트사거리 근처에도 큰 사업을 벌여 또 대박을 쳤다.

아무튼...

리니지 류의 온라인 게임이 있기 전에 게임에 국경이 없다는 걸 증명해 낸 기업 중에 하나이다.

지금은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이 약 2조 자산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것만 봐도 게임 시장은 어마어마한 규모임엔 틀림이 없다.


우리는 몸으로 하는 게임을 개발했고, 미션파이브라는 디지털 방탈출 개념의 액티비티 오락실을 오픈했다.

2024년 3월 4일 법인을 설립했고,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4월 2일 벤처 인증을 받았다.

성수동에 70평 규모의 부동산을 임대해 공사를 시작했고 5월 5일 오락실을 열었다.

오늘 5월 26일, 불과 3주 차에 우리는 성수동의 핫플이 됐다.

주말은 거의 풀부킹이고, 지난 주중엔 무려 60% 예약을 기록했다.

목표치엔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한 성과이다.



최근 성수동을 찾은 사람이라면 이 포스터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

불과 3주 만에 전국구 이색놀거리라는 키워드에는 상위권에 도달하고 있다.

성수놀거리, 성수이색데이트, 성수이색놀거리 등의 성수동 관련 키워드에도 첫 페이지에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






현재 청년기업가대회에 도전해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다.

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물론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투자업계에서 VR, AR, XR 관련한 투자 중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XR게임을 주력으로 했던 오락실들은 사실상 전부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우리는 XR 관련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걸로 투자를 받았다.

이유는 별 거 없다.

우린 기술력을 자랑한 적도 없고 기술을 논한 적이 없다.

그저 오락실을 열겠다는 것이었고 그걸 이해해 주신 분이 계셨기에 투자가 이뤄졌다.

그렇게 이런 멋진 오락실을 열 수 있었다.

오픈 1주 차부터 방탈출 사업을 하시는 분이 가맹사업을 하냐며 가맹 문의가 있었다.

처음부터 가맹사업을 목표로 시작한 사업이기에 감탄스러웠다.

지금까지 줄기차게 가맹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6월부터는 본격적인 가맹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소규모 소자본 창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6월 말엔 고려대 안암오거리에 2호점을 연다.



성수동이라 그런지 외국인이 많은데 마침 중국 손님이 오셨고, 우리에겐 중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는 직원이 있었다.

역시 게임엔 국경이 없다.



성수동을 찾은 독일 손님.

우리 매니저들은 영어가 기본이라... ㅎㅎ



몸으로 하는 오락실이다.

땀 뻘뻘 흘리며 힘들지만 즐겁고, 즐겁지만 힘들다.

매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아이들이 스마트폰엔 관심도 없다.

한 게임만 6번 예약한 손님도 있고,

무심코 들렀다가 4게임을 연달아 즐기고 간 손님도 있었다.

절대 한 게임만 하곤 못 간다.

너무 재밌으니까 말이다.

신나서 웃고 떠들고 소리 지르다 보면 시간은 순삭!

진짜 꿀잼이라는 후기들을 보며 흐뭇하기만 하다.





미션파이브 오락실에 와보면 안다.

게임을 즐기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의 익사이팅한 분위기에 소름이 돋는다.

게임 하는 분들을 구경하는 것만 해도 재밌다.

어릴 적, 돈이 없어서 친구 등 뒤에서 게임하는 것만 봐도 손에 땀을 쥐던 기억이 나지 않는가?


게임엔 국적이 없다.

게임엔 나이도 없다.

게임엔 성별도 없다.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단위고객들이 있다.

대관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 촬영이 예약되고 있다.

사업성 검토는 이미 끝난 것 같다.

아마 한두 달 뒤면 전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오락실이 될 거다.

전국 500호점이 우리 목표이다.


그/리/고/

벌써 중국과 베트남에 1호점이 생긴다.

9월이면 외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다음 프로젝트는 더 재미있다.

입이 간질거리지만 대외비니까 글로 옮길 수는 없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다음 버전은 훨씬 재밌는데...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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