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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향수

by 루파고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안다.

한 번이라도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아주는 따스함을 안다.

어쩔 수 없이 버려야만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쓰라림이 무엇인지 안다.

언젠가 무심코 버렸던 것들도 사실은 겹겹이 쌓인 추억이란 것을 안다.


멀리 떠나본 사람만이 옛 것의 향수를 안다.

하지만 향수는 추억일 뿐,

돌아온다 하더라도 분명 옛 기억과 같을 수 없다.

잃었건, 버렸건 그것이 존재함을 인지했을 때 소중하다는 걸 알게 지만 안타깝게도 곁에 없을 때 깨우친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린 후 그걸 찾지 못해 가슴 졸이고 슬프고 아쉬워 잠도 이루지 못한 적이 있다.

며칠이고 분실했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녀도 찾지 못했다.

두 번, 세 번 반복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는 왜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걸까?

그간의 감정이 적층 되어 조금씩 아쉬움의 끈을 놓아버렸기 때문일까?

아마 상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잊혔을 거라고 생각했던 누군가에게서 의 향수가 느껴진다면 나는 살아있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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