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방문이다.
아쉽게도 첫날 먹었던 갑오징어숙회는 주문하지 않았다.
그날은 오히려 쌍둥이네 주력메뉴인 수제비대합탕을 건너뛴 게 문제였을 수도 있는데 어쩌면 갑오징어숙회 때문에 쌍둥이네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번 방문 때는 이 집의 자랑이라는 수제비대합탕을 주문했다.
그렇지 않아도 쌀쌀한 날씨라 따끈한 국물이 좋은 시기니까 말이다.
오래전 단골 실내포장마차 중 하나가 최근 SNS에서 '노인 부부의 손맛'을 언급하는 것을 봤는데 세월의 무상함이 새로웠다.
아무튼 포장마차를 애정하지 못할 사람이 있을까?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엔 말이다.
벌써 메뉴판이 나를 가슴 설레게 한다.
완벽한 포차 메뉴 아닌가?
주당이라면 어느 하나 가릴 게 없다.
몇 번을 더 와야 모든 메뉴를 섭렵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에도 콩나물국이 나왔다.
깔끔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애피타이저로 딱인데 안주 나오기 전에 소주 한두 잔 걸치기에도 좋다.
먼저 주문했던 수제비대합탕이다.
요즘 수제비 전문점들이 잘 보이지 않는데 아마 손이 많이 가서 그런 듯하다.
여긴 민물새우를 넣어 시원한 맛을 냈다.
역시 예상대로 칼칼한 국물에 적당히 쫀득한 수제비 궁합이 맞다.
쌀쌀한 날씨에 딱 어울리는 메뉴 인정.
이번에는 무뼈닭발이다.
포장마차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닭발.
좀 더 매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맵게 주문하면 그렇게 해주시려나 모르겠다.
식전이라 뭔가 아쉬움이 남아 주문한 계란프라이다.
반숙으로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요즘 들어 양이 점점 줄어 겨우 이 세 가지 메뉴로 끝내야 했지만 아마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들 것 같다.
적어도 메뉴판에 있는 메뉴를 모두 맛볼 때까진 말이다.
목동에 이런 실내포장마차가 있다는 걸 동네 사람들은 다 안다고 하니 나도 이제 목동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