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된 글, 발효된 글

시간이 지나면 달리 보이는 것들

by 루파고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첫 발을 디딘 날이다.


세계적인 모험가로 역사에 남았고 세계 위인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콜럼버스 위인전을 읽었다.


1972년 미국의 역사학자 엘프레도 트래비스의 저서 <콜럼버스의 교환(국내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를 시작으로 콜럼버스는 위인에서 추악하고 악마 같은 범죄자로 변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보는 건 아니다.

시각의 차이에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

마젤란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원주민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로 판단할 수 있다.

새로운 문명을 접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고 고향을 짓밟은 악마라고 볼 수도 있다.


생각의 차이겠지만 영웅이었던 콜럼버스와 마젤란을 부패된 영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놈의 글이라는 것도 그렇다.

불과 몇 년 전 쓴 나의 글이 부패와 발효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알게 됐다.

역시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의 차이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냥 짧은 식견의 나 스스로 내 글을 판단하자면 부패 쪽에 가깝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세기에 걸친 명작을 쓰고 싶을 것이다.

즉, 발효될 가능성이 높은 글을 원하는 거다.


인정하긴 싫지만 글이라는 게 트렌드가 있다.

작법이 시대에 따라 다르다.


길게 쓸 게 없다.


둘 중 하나다.

부패되거나 발효되거나.

이전 21화글쓰기 업그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