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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용산에도 아구찜 좀 하는 집이 있더라

by 루파고

몇 번을 지나다니며 언젠간 가보리라 했던 곳이다.

오래된 간판에 입구도 좁은 식당. 본가아구찜.

30년씩 된 식당은 아니겠지만 십수 년 이상은 됐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갑자기 저녁 술자리가 만들어졌고, 어쩌다 보니 언젠간 가보리라 했던 이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좁은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입구와는 달리 안쪽 홀은 옆으로 넓어졌다.

그렇다고 매우 큰 홀은 아니지만...

우리도 제법 일찍 간 건데 벌써 낮술을 즐기고 계시는 아주머니들.

내공이 상당해 보였다. ㅎㅎ



아구찜을 주문하고 나니 이렇게 간단한 상이 차려졌다.

아구찜과 궁합이 맞는 건가 싶었는데...

컬러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선 술안주로 딱 떨어지는 고등어조림 맛을 봤는데 두말할 이유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아구찜 취소요!"라고 했더니 "고등어조림 가격하고 아구찜하고 같아요~"라는 농담으로 받아치시는 사장님. ㅎㅎ

시작과 동시에 소주 한 잔 클리어!!



고등어조림 맛을 보자 다른 찬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데 이 반찬들은 결코 식당 것이 아니었다.

엄마밥상에서나 볼 수 있는 깊이랄까?

대량으로 조리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 싶었다.

아무튼 이것들 덕분에 아구찜 나오기도 전에 소주 1병을 쓱싹 해치우는~



이어지는 술잔.

한 병을 비운 후에 나타난 아구찜.

양이 상당했다.

중(中) 자 주문했는데 셋이 먹기에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

좀 더 매콤하게 주문했어야 싶었는데 기본만 해도 매콤한 양념이 식감을 돋게 했다.

너무 찐득하지 않은 양념이 깔끔한 듯했고 일부러 단맛을 너무 올리지 않아 좋았다.



아구가 다 거기서 거기지만...

술을 부르는 안주인 건 사실.

못 먹을 줄 알았던 그 양을 셋이 다 꾸역꾸역 먹으며 바닥을 거의 보았을 땐 정말 다 먹을 수 있었구나 하며 놀라고 말았다.



그래도 볶음밥은 참을 수 없지.

콩나물과 양념을 남겨 볶음밥 2인분을 주문했다.

밥안주가 술안주라 했던가?

역시 이것도 소주안주가 됐고, 소주 1병이 추가되고 말았다.

주당들은 역시 마무리가 중요하다.

아구찜에 볶음밥은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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