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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Feb 13. 2019

8. 한라산 산록도로 자전거 일주

한라산 1100고지-산록도로-성판악-산록도로-원점

오늘 드디어 맘 먹었던 걸 하고 말았네요.

이번 연휴에 이걸 하려고 했던 건데 제주환상자전거길 당일치기 마치고 이틀 쉰 후 오늘에야 해결했습니다.
이번에는 여유있게 일어났네요.
어차피 자전거 세팅은 그대로.
(어머니 자전거라. ^^)
해나 떠야 출발할 수 있을 거니까요.
차에다 자전거를 싣고 1100고지 입구까지 가야 하는 일정입니다.

5시에 기상하여 역시 몸무게를 줄입니다.
어제도 맥주 몇 캔을 마셨더랬죠.
이젠 맥주를 물로 아는 건지. ㅠㅠ
내장을 편하게 만드는 게 장거리 주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합니다.
속이 편해야 잡념이 없죠.
다른 유혹도 없고.


집에서 나오니 한라산이 멋집니다.
6시 30분에 해가 뜨니 서둘러야 합니다.
5시 50분 정도 됐나? 차에 자전거를 싣고 떠났습니다.

산록도로를 타고 가야하는 코스입니다.
지난번에는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방향으로 1100고지 올랐는데
이번엔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방향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서귀포시 방향에서 오르는 코스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난번에 했던 걸 다시 하고싶지는 않더군요.


한라산이 가까워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요.
기대됩니다.
걱정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집에서 나올 때도 쌀쌀했는데 한라산은 얼마나 추울까?
그래도 업힐에 진을 뺄 테니 덜 힘들겠지 싶은데...


여기가 1100고지 초입입니다.
여기 차를 세워두고 출발.


한참 가다보니 가민 스위치를. ㅠㅠ
200미터 정도 올라갔는데 ㅋ
급경사지만 잠시 세우고 스트라바 전원을 켭니다.


2.13km 왔네요?
전망대입니다.
안 쉬어도 되는데 그냥 지나치긴 아쉬워서 멈춥니다.
차로 다닐 때 느낌과는 사뭇 다르더군요.
게다가 날씨가 워낙 좋아서 사진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사진만 찍고 바로 올라갑니다.


전망대에서 1100고지까지 한달음에 올라왔네요.
전망대에서 쉰 게 좀 후회스러웠습니다.
총 1시간 12분이 걸렸군요.
사이즈도 맞지 않고 기어도 제멋대로인 어머니 MTB로 이렇게 왔으니 성공했다 생각합니다.
내일 세팅 좀 해드려야겠어요. ㅋ

올라오는 동안 손도 시렵고 발도 시렵고 아주 죽는 줄 알았네요.
반팔 져지라서 팔도 싸늘했지만 손발은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다운힐이 걱정되더군요.


다운힐이 시작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ㅠㅠ
완전 얼어 죽습니다.
해뜬 지 얼마 되지 않아 공기도 차가운데 다운힐이라니.
처음엔 천천히 내려가자 싶었는데 막상 추위에 적응되니 마구 달리게 됐네요.
시속 60 정도 달렸던 것 같습니다.
나중엔 추위되  잊고 마구 달렸네요.
코너링이 아주 재밌었네요.
승용차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코너링.
오토바이 탈 때의 기분?



다운힐을 마치고 한적한 곳에 멈추고 사진 몇 컷 촬영했습니다.
1시간 37분 걸렸네요.
이정도면 성적이 나쁘지 않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돌아가겠더군요.
19.3km 지점입니다.


산록도로에서는 딱히 멋진 뷰가 없었습니다.
나마 날씨가 쾌청하여 이런 뷰가 나오긴 했네요.




요 구간이 생각보다 힘들었네요.
경사도 세고.
1100고지 올라가는 수준이었답니다.
다운힐 할 때면 이런 두려움이 있죠.
앞으로 올라가야 할......
여기서 처음으로 제대로 쉬었습니다.
10분. ㅋㅋ



쉴 곳을 잘못 찾은 거죠.
여기서 쉬는 게 아니었는데.
버스정류장을 돌아서니 바로 직벽이 서 있습니다.
차도 힘들어하는 깔딱고개.
차분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최고단으로 꾸준히.
이번엔 아주 케이던스로만 달린 것 같습니다.


성판악 4km 지점 이정표를 보니 왜케 반가운지. ㅋ
한참 오르막을 올라가니 차들이 많습니다.
처음엔 뭔가 했는데 잠시 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성판악 등산객이 많다는 거죠.


성판악에서 약 10분 정도 휴식을 취했습니다.
물도 아직 반 통이나 남았더군요.
물 먹을 일이 없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죠.
성판악이 아주 바글바글했습니다.
39.3km
3시간 10분 소요


성판악 서귀포방면 다운힐입니다.
차로 다닐 땐 뒷 차에 밀려 다니느라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숲터널입니다.
다운힐 하며 잠시 뒤에 차가 없어 좋았네요.
여기 다운힐은 아주 신나게 달렸습니다.


돈내코 방향으로 내려가는 다운힐은 그간의 모든 스트레스를 날릴 정도로 신나는 구간이었습니다.
소리를 꽥꽥 지르며 달렸네요. ^^
그 기분은 딱 돈내코까지였습니다. ㅠㅠ


상효원이라는 곳입니다.
여기 뷰가 참 멋드러지지요.
일부러 들어가서 사진 몇 장 남기고 출발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아주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업다운이 이어졌습니다.


제주의 건천이 아름답습니다.
장마철엔 아주 멋지지요.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세울 수밖에 없는.
사진으로 전할 수 없는 제주의 여유로움이 이 안에 있었는데.


헬스케어타운 내려가는 길목입니다.
여긴 푸드트럭이 많죠.
하나 사먹을까 싶었지만 빨리 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가도가도 끝없는 삼만리~
이런 가사가 있었죠.
딱 그랬습니다.
뭔 놈의 업힐이 계속 이어지는지.
지쳐갈 무렵 드디어 차를 세워둔 곳이 근처에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63.8km
4시간 34분 걸렸네요.
이로서 산록도로 일주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없던 푸드트럭이 보이더군요.
당 떨어진 김에 콜라가 떙깁니다.



그렇게 맛날 수가 없지요.
거친 라이딩 후에 마시는 콜라는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집에 가는 길.
정말 멋진 뷰가 이어지지만 내릴 수 없었습니다.
배가 고팠거든요.
아침부터 쫄쫄 굶었으니까요.
빨리 집에 가서 밥을 먹자!!!




결국 이런 걸 먹었네요.
전복죽
전복갈비찜 이런 거. ㅋㅋ


이번에 느낀 게 좀 있습니다.
철이 지나면 긴 장갑을 끼자!! ^^

이제 제주에서 어떤 코스를 만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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