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아이거의 <디즈니만이 하는 법>, 마이클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탁월함'과 '공정함' 이 두 가지가 배타적일 필요가 없다고 했던 로버트 아이거. 난 그의 책을 읽으며 스티브 잡스가 영혼을 나눴던 벗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런데 과연 스티브 잡스는 공정했던가? 탁월한 건 사실인데 말이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깊게 파고들면 돌 맞을 게 뻔하니 이 정도에서 끝내고 명제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탁월함'은 '공정함'이라는 기반에서 시작된다. 흔히들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하지만 노력 없이 성공하는 일이 없지는 않다. 탁월함에는 여러 종류의 탁월함이 있다. 선천적으로 탁월한 경우와 지단 한 노력으로 이뤄진 탁월함이다. 하지만 선천적 탁월함은 신이 내린 선물이기에 우리 같은 일반적인 존재가 선을 그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이니 공정함의 틀에 갖다 끼우는 건 아닌 것 같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공정을 논할 자격이 없다. 선천적 탁월함이 아닌 이상, 탁월함은 공정함이란 기반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로버트 아이거는 "탁월함과 공정함은 서로 배타적일 필요가 없다"라고 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이 간단한 논리를 여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렇게라도 이해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 또한 실패의 경험이 많지만, 아직 포기한 적은 없기에 아직 실패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패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공정하지 못했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이 그럴까? 멀리 볼 것도 없다. 손흥민 같은 선수가 만들어진 게 아버지의 체계적인 훈련 덕분이라고만 하기엔 억지 아닐까? 어쨌든 선수 하나하나가 축구 경기라는 작은 사회에서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한 게임에 우리는 열광하는 거다. 간혹 심판의 부주의로 오심이 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그 역시 축구라는 사회의 틀이 정한 규칙이다. 규칙을 어기면 벌칙이 가해지는 건 당연한 것이다. 누구도 그것을 두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탁월한 선수를 두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할 사람은 있을까? 모두 공정한 상황에 놓인 채 게임을 뛰고 있는 것이다. 슛을 쐈지만 골 인 시키지 못한 것도, 실수로 골을 먹은 것도, 반칙을 한 것도, 퇴장을 당한 것도 모두 공정한 축구라는 사회 속에서 이뤄진 일이다. 축구라는 사회는 공정함, 즉 페어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 사회에서의 자신은 공정함 속에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다시 축구 경기로 돌아가 보자. 반칙을 했지만 심판이 보지 못해 경고를 받지 않은 선수가 있다. 사실 규칙 상으로는 팔에 맞은 것 같지만 비디오 판독을 해도 애매해서 골로 인정되는 등 다양한 논쟁거리가 축구경기 안에 모두 녹아있는 거다. 다만 선수는 심판과 관중의 시선을 감당해야만 한다. 어차피 떠나간 문제이니 처벌을 떠나 양심의 문제인 거다. 선수들은 축구 사회라는 공정함 속에 나름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거다.
나의 우매한 잡설인지 모르나, 내 딴엔 나름의 이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아직은 이 판단이 맞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을 사람도 몇 명 없지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