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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ug 04. 2020

삶의 이유를 모르는 아이들

영화 <가버나움>은...

원래 기회라는 게 없다.

어쩌면 기회라는 게 있다는 걸 모르는지도 모른다.

그저 먹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들.

그 속에서도 피부색이 다른 이민족 간의 인간애는 살아 숨 쉰다.

시리아 난민이나 레바논 원주민이나 가난 앞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영화의 초입엔 어린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흡연하는 모습, 마약성분의 약품을 거짓으로 구입하는 모습 등 시작부터 쇼킹한데...

법정에서, 소년은 울부짖었다!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해 주세요.




가난, 기아, 학대만 있는 지옥 같은 삶.

변변한 벌이도 없는 부부와 많은 아이들.

갓 생리를 시작한 여동생이 팔려나갈 것이 두려운 오빠.

집세 때문에 구멍가게 주인의 아내로 팔려간 여동생.

출생신고조차 되어있지 않은 아이들.

돈을 기 위해 타국으로 넘어와 임신이 되어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불법체류 여인.

아이의 내일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로 구속된 여인.

흑인 아이의 형이 되어버린 조금 더 큰 아이.

엄마를 잃고 새로 생긴 형도 잃고 영문도 모른 채 타국으로 입양될 상황에 처인 아이.

여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에 남편을 찌르고 구속된 기껏 열두 살의 어린 소년.

구속된 상태로 아무런 사회의 도움도 받지 못할 젖먹이 아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여인.

딸을 잃은 부모와 그들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여동생을 죽게 한 부모를 고소한 아이.

그런 상황에서 또 아이를 가졌다는 소년의 엄마.

뱃속의 아기도 태어나면 자기처럼 될 것이니 아이를 그만 낳게 해 달라는 소년.


아이는 인생이 X 같다고, 어른이 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

존중받고 사랑받는 사람이고픈!


이 모든 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게 믿기질 않지만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다.

비록 영화일 뿐이지만 신분증 사진을 촬영하는 소년의 표정은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영화 끝에 나오는 자막에 의하면, 소년 '자인'역을 소화해낸 배우는 실제 이름 '자인'이며 시리아 난민으로 베이루트에서 캐스팅됐다고 한다.

이 영화를 계기로 <가버나움> 재단이 설립되어 이영화에 출연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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