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브런치에 구독자가 늘지 않는 이유

브런치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다?

by 루파고

브런치 운영을 잘못하고 있는 건가? 내 글에 공감력이 없는 걸까? 브런치를 시작할 초반엔 게시물 수가 좌우하나 싶었지만 벌써 500건이 넘는 게시물이 등록된 걸로 봐선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라고 나 자신을 뭉개고 있지만 속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괴롭힌다. 다른 작가들도 타인을 의식하며 글을 쓸까? 만약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는다면 일기나 다름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미치자 나는 묘한 실험정신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파헤쳐보기로 한 거다. 내가 그래도 왕년에 프로그래밍 좀 열심히 했던 자로서 화면에 보이지 않는 많은 로직들이 작가의 글을 감시하거나 분류하는 등의 작업들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고 나니 여태까지 쌓인 브런치의 값어치가 한순간에 무너지지나 않을까 싶은 걱정도 됐다. 어림잡아 몇 시간 정도는 고민했던 것 같다. 그까짓 거 내 글이 노출을 목표로 한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인가 싶으면서도 어렵게 꾸려온 브런치 살림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부딪힌 것이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내 안에 있는 놈은 호기심에다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일단 내 글에 라이킷을 누르는 작가님들 계정을 훑어 내렸다. 예감을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품앗이하듯 상대 작가들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내가 브런치 프로그래머라면 게시물을 열고 드래그하고 체류하는 시간을 체크해서 라이킷 버튼을 누르는 작가 및 독자의 성향을 파악해 스팸성으로 분류하여 점수를 깎아내릴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되어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런 미친 작업을 꺼려했던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대충 훑어도 5분은 걸릴 내 글들은 한 작가에 의해 몇 초 간격으로 라이킷이 달리기도 했다. 말 그대로다. 읽지 않았으니 내용도 모를 것이고 품앗이 성 비효율적 손가락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나도?


작정하고 시작하고 나면 거칠 게 없다. 요즘 주중엔 일이 많으니 주말에 날 잡고 실험에 착수했다. 일단은 다른 작가들 글에 이킷 버튼을 마구 눌러봤다. 글을 읽지 않고 버튼을 클릭하는 게 왠지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브런치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작가님들 죄송합니다. 한두 시간 정도씩 몇 차례 비슷한 행위를 하면서 내가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매크로 작업을 해볼까 하는 거지 같은 생각마저 하고 있었다. 하려면 못할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하면서 브런치의 이름값을 떨어뜨릴 수는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나 역시 브런치에 터를 잡고 글을 쓰는 부지깽이 작가인데.

라이킷 버튼을 열 개 정도 누르면 상대 작가님들 중 한두 분에게서 반응이 왔다. 바로바로 반응이 오는 경우는 아마도 앱 알람 기능을 켜 둔 분이었을 것이다.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알람이 귀찮아서 알람 기능을 죽여 놓았으니 그런 고충을 알 턱이 없긴 했다. 가끔은 정말 괜찮은 글이다 싶어 읽고 라이킷을 누른 경우도 있고 그럴 가치도 없어서 누르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다 정말 공감하여 댓글을 다는 경우도 있었다. 하물며 나도 그러한데 다른 독자들이야 당연한 것 아닌가?

주말 이틀 동안 브런치 라이킷 놀이를 하며 지냈다. 그렇게까지 하고서도 브런치 시스템을 분석해내진 못했지만 어쨌든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브런치 베이스에 어떤 로직을 가진 프로세스가 나의 행위를 분석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이틀은 허망한 시간으로 소멸되고 말았다.


그래서 결과가 뭐냐고? 그냥 내키는 대로 글이나 쓰기로 했다. 누가 보든 말든. ㅋㅋ





그동안 카카오 다음 메인화면 노출된 글이나 조회수가 높은 글, 브런치 메인에 뜬 글 등 노출이 많은 글의 특징을 몇 가지 잡아보니 공통점이라 할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았다. 내 판단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일단 열거해 본다.


1. 좋은 생각이 담긴 글이어야 한다. (당연한 소릴 ㅋㅋ)

2. 이미지를 적절히 구성하면 좋다. (난 잘 안 한다. 귀찮아서. 글쟁이가 글을 잘 써야지 사진이나 글은 젬병이라.)

3. 정보성이 높은 글이 좋다.

4. 독특한 제목과 경쟁력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5. 정치색이 적으면 좋을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내 글에 정치색이 담기면서 노출이 확 떨어진 걸 느낀다. 정말이라면 브런치도 네이버나 다름없는 꼴이다.)

6. 인용보다는 자기 생각이 우선이다.

7. 호소력 있고 전달력 높은 문체가 좋다.

8. 서체 설정, 컬러 등 브런치 꾸미기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9. 시대적 트렌드에 맞추거나 당시의 이슈를 주제로 쓰면 검색이 잘 되나?

10. 다른 작가님들과의 맞구독 그리고 타 작가님들의 글을 정독과 숙독으로 몽땅 외우기!

11. 내가 왜 글을 쓰게 됐는지를 기억하자. 글을 쓰려던 초심을 잃지 말자!

(붉은색 글은 작가님들의 댓글을 보면서 느낀 바가 있어 추가한 것들임)


뭐 이딴 것들이다. 내가 느낀 걸 정리한 것일 뿐이니 정답은 아니므로 알아서 판단하셨으면 좋겠다. 오늘도 후루루룩 고민 없이 글을 쓰고 던져본다. 아무튼 생각 흐르는 대로 쓰고 던지는 이놈의 고질병은 언제나 고쳐질는지.

(다 쓰고 맞춤법 검사를 눌렀는데 6개밖에 없다. ㅋ 점점 작가가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 알면서도 하지 않는 난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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