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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사회정서교육을 말하다.

by 김노하 Norway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동네에서 자라며 공립 유치원, 공립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노르웨이는 느려터진, 아니 좋게 말해서 느림의 미학을 가진 교육을 하고 이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지식 교육'보다는 '자연과의 연결'을, '속도'보다는 '마음의 안정감'을 강조하는 문화 속에서 지내는 것을 보면 이렇게 한가한 어린 시절을 보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느린 교육, 느슨한 교육 때문에 불만도 많지만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기억에 남는 경험도 많이 했다. 한국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녀 본 경험이 있는 딸들이 ‘왜 노르웨이 학교가 더 재미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지점들과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엄마의 눈에 특별하게 보이는 것들에는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었다. 바로 사회정서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활동들이었다. 책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 혼자서는 배울 수 없고 함께 배워야 하는 것들. 바로 사회정서교육이었다.

사회정서교육이란 아동과 청소년, 성인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며,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지식, 태도, 기술을 습득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도록 돕는 활동을 말한다.(아래 내용 참고) 학령기 학생들에게는 학업 성취도 향상, 위험 행동 감소, 긍정적인 사회 행동 증가에 장기적으로 기여하는 핵심 요소로 강조되며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들도 있다.



카셀(CASEL)의 사회정서학습 프레임 워크 _ 5가지 핵심 역량


자기 인식 (Self-Awareness)

자신의 감정, 생각, 가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정확한 평가 능력을 포함.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성장 마인드셋을 갖는 기초가 됨.


자기 관리 (Self-Management)

스트레스와 충동을 관리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개인적 및 학업적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능력. 감정을 조절하고 인내심을 기르는 데 필수적.


사회 인식 (Social Awareness)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 사회 및 윤리적 규범을 이해하고 지역 사회의 자원에 접근하는 능력을 포함.


관계 기술 (Relationship Skills)

건강하고 보람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 명확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협력하고, 건설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기술을 포괄함.


책임 있는 의사결정 (Responsible Decision-Making)

개인적 행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해 윤리적이고 건설적인 선택을 하는 능력. 결과에 대한 고려, 안전 문제 분석, 다양한 사람들의 안녕에 대한 고려를 포함함.




‘공부만 잘하면 된다. 좋은 대학을 가면 된다. 좋은 직업을 가지면 된다’는 어른들의 속삭임에 취해서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사회적으로 성공했음에도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사회적인 책임감이 결여된 상태로 성인이 된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모두 나다움과 사회정서역량이라는 키워드와 연관이 되어 있다. 이 두 가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면 인공 일반 지능(AGI), 인공 초지능(ASI) 시대가 와도 두려울 일이 없을 것이다.


참고. 앞으로 소개하는 에피소드들은 친구와 함께 어울리고, 부모와 부모가 서로 만나고, 부모와 학교, 나아가 지역사회가 협력해서 실천하고 있는 교육 활동이었는 사실을 미리 언급해 둔다.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시대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사회 정서 교육 (1).png 부모가 인솔해서 함께 등교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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