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둘째 아이와 단둘이 산책을 나갔을 때였다. 아이는 요즘 친구들과 아지트로 삼는 곳이라며 학교 운동장 옆 작은 숲으로 나를 안내했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그곳에서 아이는 망설임 없이 나무 기둥을 움켜잡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갔다.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저렇게 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와, 어쩜 그렇게 나무를 잘 타? 실력이 더 좋아졌네!"
놀랍지 않았다. 아이가 나무를 타고 논다는 걸 알게 된 건 5, 6년 전쯤이다. 남편 회사 앞 공원에서 당시 여섯 살이던 아이가 제 키보다 훨씬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려고 했다. 나는 아이를 잡으려고 뛰어갔는데 첫째가 이미 나무를 타고 올라가 있었다. 언니를 따라 둘째까지 나무를 타고 올라가더니 재미있다며 깔깔 웃었다. 아이들이 나무를 타는 것을 처음 본 나는 놀라서 조금 화난 목소리고 얼른 내려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왜 그러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엄마! 사진 좀 찍어줘. 할머니한테 보내주게. 내가 얼마나 나무를 잘 타는지 모르실걸?"
나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이들은 스스로 나무에서 내려왔다. '안전하네. 다치지 않았네'
'나무를 타고 노는 것이 정말 괜찮은 걸까?'라는 의구심은 노르웨이 생활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그 의구심이 얼마 전 풀렸다.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위험한 놀이(Risikofylt lek)'라는 강의에서 답을 얻었다. 강사는 요즘 노르웨이 부모들이 아이들을 너무 과보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왜 교육적으로 절실한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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