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한 달을 함께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이 한 말은
"안아줄까?"
"쉬이이이"
"안아줘"
"사랑해"
"미안해
였다. 처음에는 우는 아이들을 내가 안아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앞서 말했듯 힘들어하는 나를 애들이 안아주었다.
내 26년 인생에 그렇게 많은 포옹과 볼 뽀뽀릉 받은 적 없었다. 10명의 아이들은 아무런 댓가 없이 나를 안아주고 뽀뽀해주었다. 애들이 그렇게 해주면 너~~~~~~무 행복했다. 정말 글로 표현을 못할만큼 몇 시간씩 울고 안아달라고 보채고 해도 그 모든 것이 용서될 만큼 좋았다.
그러다보니 내가 안아달라고 주로 했는데 나중에는 안아달라는 신호가 아이들과 나 사이에 생겼다. 옛날에 했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유준상이 팔을 벌리면 김남주가 품에 달려가 안겼던 것처럼 내가 두번 박수를 치고 팔을 벌리면 아이들이 달려와 안겼다.
온 힘을 다해 달려와 폭 안기는 아이들에 몸이 뒤로 넘어갈뻔하거나 허리에 무리가 갔지만 그런건 사실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이 안아주는 것 달려와 안기는 게 좋았다 .
하루는 노래를 부르며 박수를 치다가 율동의 하나로 팔을 옆으로 뻗었는데 재율이가 양 옆을 보더니 달려와 안겼다. 안아달라는 신호로 알아들은게 분명했다.
"재율아 안아달라는거 아닌데~"
라고 말하자 재율이 품에서 씩~하고 웃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내가 웃음을 터트리자 반 아이들이 모두 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좀 전까지 훌쩍이던 쌍둥이도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 된채 웃었다. 아이들이 웃자 나도 더 크게 웃었다.
하루 하루가 즐거웠고 아이들의 포옹과 볼뽀뽀에 충전되었다. 청소를 마치고 4시 반쯤 되면 선생님들이 모두 지쳐서 당직실로 넘기는 5시 반까지 아이들과 앉아서 놀이하거나 아이들이 혼자 놀 수 있는 놀잇감을 제공해주었는데 나는 그때도 애들이랑 뛰거나 신나게 놀이했다. 그러면 선생님들이
"**선생님은 에너자이저네. 지치질 않아. " 라고 이야기 하셨다. 그럼 나는 속으로
'포옹 5번 볼뽀뽀 8번에 완충되었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애들을 당직실로 보내기 전까지 놀아주고 어린이집 현관을 나섬과 동시에 내 몸의 배터리는 방전 되었지만 괜찮았다. 왜냐하면 다음 날 아이들이 충전해줄 거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