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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새 Oct 05. 2022

15. 아들~ 딸~

파트너 선생님이 휴가가시고 오신 대체 선생님은 앞서 말했듯 굉장히 좋은 분이셨다. 그 선생님은 낯가리는 우리 반 애들을 케어하지 못한 것에 굉장히 미안해 하시면서 그이외에 것들을 도와주시려 노력하셨다.


그 선생님과 3일 정도 함께했을 때 선생님이 굉장히 조심스레 나에게 물으셨다


"진짜 아들 . 딸 아니죠??"


사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인가 했다. 내가 애들에게 아들, 딸 이라고 부르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네???? 아...아!!네네!!!"


내가 당황하며 대답하자 대체 선생님이 웃으셨다.


"애들을 워낙 이뻐해서 진짜 아들인가했는데 애들을 다 그렇게 부르길래 여쭤봤어요~"


사실 그 말을 대체선생님이 해주시기 전까지 내가 그런 호칭으로 아이들을 부르는지 몰랐다. 그냥 입에서 아들, 딸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나는 아이들이 좋았고 그 아이들에게 엄청난 친근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아이들도 내가 아들 딸 이라고 부르면 거리낌 없이 다가왔다. 아마 아직 그 단어들의 뜻을 모른 탓이 컸겠지만, 어쨌든 아이들은 그 호칭에 익숙해져있었다.


그 호칭을 사용한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대체 선생님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얼굴이 붉어졌었다. 속으로 니이도 어려보이는 선생님이 애들을 아들, 딸로 부르는게 알마나 웃겼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우리 가족들보다 어느 누구보다 그 10명의 아이들을 사랑했기에 후회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애를 낳아도 그만큼 이뻐할까 싶을정도로 그 아이들을 사랑했다. 


그 이유는 아마 내가 사람에게 상처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취업 전 대학생때 사람들에게 많이 상처를 받았다. 연인이 아니라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경험을 했었다. 당시 많이 예민했던 터라 그 상처가 크게 다가왔다. 모든 사람들이 내 옆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기분이었다. 


'너는 나에게 이만큼 플러스니까 내 곁에 둘게'

'지금은 나에게 필요없으니 함부로 대할게'


이렇게 대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필요할 때는 옆에 없었고,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거리낌 없이 나를 이용하는 기분이었다. 그 기분이 짙어질 수록 자존감은 떨어졌다. 


'나는 이용가치가 없는건가.. 나는 왜 이런가'


에 대한 고민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취직을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았다. 내가 자신들의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사랑해줬고, 나에게 무엇인가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내가 무엇인가를 해주지 않아서 떠나지 않았다. 아이들의 사랑은 정말 무조건적이었다. 그냥 나여서 좋아했고, 내가 나이기 때문에 다가왔다. 그 경험이 나의 마음을 따듯하게 했다. 사람들에게 다치고 긁히고 흉진 내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졌다. 그랬기에 그 아이들에게 내 감정은 남달랐다. 나에게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그 순수한 사랑을 준 아이들이기에 아이들에게 나는 남다른 유대감을 가졌고, 그랬기에 그 아이들을 아들, 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말에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 그 호칭에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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