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다 지음
아담한 사이즈, 100페이지 남짓한 가벼운 분량, 그리고 독보적으로 저렴한 판매가 덕에 저자의 권장사항을 따라 맛있는 간식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다른 에세이를 읽으면서 주로 느낀 감정인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되뇐 단어는 '동질감'이었다. 작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꿈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고, "담백하다"라는 단어를 듣곤 인생의 반려단어로 삼았으며, 타고난 머리를 믿고 콧대가 높았던 철없는 유년기를 보냈다. 이렇게까지 비슷한 경험을 텍스트로 마주한 적은 처음이다.
스물아홉을 쓰기 위해 시작한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3년이 흘렀다. 나의 서른둘은 스물아홉보다 외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저자의 3년은 어땠을까? 이번에는 나의 표현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까? 1년 넘게 조용한 작가 인스타 피드를 보며 생긴 사소한 궁금함이다.
어떤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정말 해냈다. 이 경험이 미래의 나를 구할 것이 명백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