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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초코숲 Dec 23. 2022

<이토록 작은 세계로도> 리뷰

김예진 지음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거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소망. 누구나 꿈꾸지만 선뜻 하기 힘든 일이다. 움직이는 책방 북다마스의 주인이 되어, 그 어려운 일을 실현해내고 있는 저자의 기록이 담긴 책이다. 


원래 세상에 없던 것이기에 겪어야 했던,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책의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담담하게 풀어냈기에, 그리고 독자는 당사자가 아니기에, 에피소드 하나 정도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틀림없이 그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던 고난이었을 것이다. 다마스는 수동만 있다는 것에서부터, 처음으로 비 오는 날 책방을 열고 허둥지둥했던 일. 게다가 한국인들은 자전거와 우산만 훔치는 줄 알았는데, 책도 도둑질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렇지만 대부분 내용은 어려움보다는 사람냄새가 따숩게 나는 훈훈한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카페에 출점을 하게 되면 자본주의적 논리로 수수료를 지급한다고 당연히 생각했지만, 대부분 흔쾌히 받아주시거나 오히려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한번 더 꼬아서 생각해 보면, 사장님들은 출점으로 인해 늘어나는 카페 수입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북다마스에 대한 관심과 응원의 크기가 머릿속 손익계산서보다는 컸으리라고 믿는다. 책의 마지막에는 그렇게 만들어온 인연에 대한 감사를 짤막한 '출점카페'소개로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페이지를 넘기면 아마 말로는 전하기 힘들었을, 그러나 어떤 표현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감사가 적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 준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독립서적을 주로 파는 책방이다 보니 책의 이곳저곳에서, 그리고 북다마스 인스타그램에서 독립출판물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평가'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 담긴 '편지'로 본다는 표현을 보고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스스로에게조차 왜 독립서적을 읽고 리뷰를 남기는지에 대해서 정제된 언어로 말하기 힘들었는데, 그 답변을 대신해주는 것 같다. 물론 이번에 읽은 이 '편지'에도 그 개성이 듬뿍 묻어난 훌륭한 독립서적이었다.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가졌든, 세상이 그걸 어떻게 바라보든, 당신이 그걸 말할 수 있든 없든 어쨌든 당신은 당신이고, 우리는 온전한 존재로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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