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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보다 손이, 손보다 헤드가 더 앞으로 앞으로...

[백돌이 탈출기 - 03] 멀리 가게 하려면 몸이 미리 열리면 안 됩니다

by 이정원

레슨을 받은 지 3회 차. 팔도 쭉 펴서 타점도 맞추고, 백스윙도 간결하게 되었는데 여전히 슬라이스 구질이 계속됩니다. 아이언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는데, 유틸이랑 드라이버는 여전히 오른쪽으로 많이 휘어져 나갑니다. 자세를 보시던 프로님이 한 마디 하십니다. “회원님. 공은 어차피 가게 되어 있습니다. 치고 나서 화면 그만 보시고 치고 나서도 공만 보세요.


사실 어드레스 준비 자세 할 때는 채나 머리는 정면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스윙했다가 다시 치러 돌아왔을 때 이미 어깨를 열어서 공이 가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면 당연히 손의 위치는 공보다 앞에 있게 되고 뒤늦게 따라오는 헤드는 열린 상태로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 세게 치려고 몸을 더 많이 쓸수록 더 많이 슬라이스가 나기 마련입니다.


손보다 헤드가 먼저 가게 해야 한다. 채를 앞으로 던져 주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이 말은 어깨가 먼저 열리는 것을 막고, 상대적으로 손을 빨리 회전시켜 채와 두 팔이 앞으로 쭉 뻗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진자 운동을 하다가 중간에 Stopper를 두면 순간 각속도가 확 증가하게 됩니다. 이 상황을 몸에 대입하면 공이 맞는 순간에 몸이 앞으로 덜 나가고 어깨가 닫혀 있을수록 실제 공이 받는 임팩트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거리가 더 많이 나가겠죠.


유튜브 배재희 프로님 레슨 영상 참조


오른발을 뒤로 뺀 상태에서 스윙을 하면 몸이 회전이 거의 불가능한데 그 상태에서 반 스윙으로 공을 때려 스윙해도 힘껏 쳤을 때 비교해서 80% 이상 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활로 화살을 쏘는데 축이 되는 활이 흔들리면 그만큼 화살에 전달되는 힘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만큼 축이 되는 왼발을 굳건히 고정하시면, 공을 더 정확하게 칠 수 있고 덧붙여 임팩트도 더 많이 멀리 보내는 데 유리할 겁니다. (아래 임희정 프로의 드라이버 영상을 보면 몸 전체를 쓰는 스윙의 정석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tv.naver.com/v/10545006


이미지는 그려졌으니 어떻게 하면 이걸 실제로 만들 수 있는지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일단 제일 쉬운 방법은 공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겁니다. 필드 가서 탑핑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공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서 고개를 앞으로 돌리면 연결된 어깨도 열리면서 몸이 높아지고 채가 멀어지면서 공의 윗부분을 치는 경우입니다. 공이 맞고 앞으로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공(공이 있던 위치)에 두고 손을 먼저 보내고 가슴은 팔이 이미 가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하면서 자연스러운 팔로 스윙이 될 수 있게 해 줍니다.


둘째는 몸의 회전 자체를 너무 과하게 하지 않는 겁니다. 프로들이 골반이 중요하다. 거리를 내려면 회전을 잘해야 한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그건 스윙이 많이 자리 잡은 고수들 이야기고 일단 저 같은 초보는 제어가 되지 않는 몸통 회전은 최소화하는 것이 몸을 잡아 주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맞는 순간에 왼발에 무게 중심을 딱 잡으면 몸의 회전을 잠시 멈추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연예인 중에 골프 고수로 알려진 김국진 씨는 드라이버 칠 때 마치 야구 선수처럼 왼발을 들었다가 디디면서 치더군요. 저렇게 어떻게 치나 하는데 본인만의 리듬으로 딛는 왼발을 축으로 시원시원하게 치더 군요. 그런 고수처럼은 아니더라도 왼발에 조금 더 무게를 실어 주면 회전하던 몸이 잠시 멈추면서 반대로 팔은 관성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추월하게 됩니다.



매번 칠 때마다 이런 지침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칠 수는 없겠죠? 몸이 알아서 기억할 수 있도록 루틴을 반복해야 합니다. 요즘은 구질뿐 아니라 헤드의 궤적이나 열린 각도도 다 분석되어 나오니 매번 연습 스윙 휘두를 때마다 주문처럼 외우면서 반복 또 반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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