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화려하고 멋진 거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카QA센터-48-중국] 중국 사람들은 어떤 차를 좋아하나요?
재작년에 다녀온 상하이 모터쇼를 다녀왔었습니다. 중국에서 제일 큰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을 위한 모터쇼였습니다. 그때 정리한 내용으로 답해 봅니다.
많지는 않지만 중국 사람들이 초대하는 식사 자리에 초대받은 적이 있습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큰 테이블에 가득한 음식을 보면서 "이거 다 먹을 수 있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다 먹을 수 없게. 기왕 초대한 거 푸짐하게 차렸다는 인상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답이 왔습니다. 大中国. 대국답게 사람들 통도 크다 볼 수 있지만 사실 남이 나를 얕잡아 보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더 큽니다.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도 비슷합니다. 일단 자동차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집니다.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니 덩치도 일단 좀 커야겠죠. 불꽃놀이처럼 번쩍이는 걸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은 이런저런 밝은 장식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브랜드로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이왕에 같은 값이면 차고가 높고 커 보이는 SUV를 더 선호합니다. 정말 많은 브랜드들이 세단보다 SUV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SUV 라는데 사실 중국에서 대세면 전 세계 기준이 바뀌겠죠. 특히 로컬 브랜드들은 전면에 D segment SUV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이런 큰 차를 좋아하는 성향을 반영해서 휠베이스를 늘린 차량들도 많이 눈에 보였습니다. 역시 큰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큰 차를 좋아 하나 봅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과도 성향이 일맥상통합니다. 특히 큰 전면 그릴에 번쩍거리는 크롬 도금들. 조금은 투박해 보이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 속에서 과시하고 싶은 욕구를 강조하는... 총 10개의 전시관을 계속 다니다 보면 한 6개 즈음되었을 때부터는 호기심이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나 랜드로버 비슷한 디자인을 어딜 가나 볼 수 있으니까요. 유행이다 싶으면 모두가 따라 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 어찌 보면 무서운 부분입니다.
더불어 큰 걸 좋아하는 성향은 차체뿐만이 아닙니다. 센터페이시라에 들어가는 스크린들도 하나 같이 10인치를 넘는 크기입니다. 저희 티비가 차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거기에 이런저런 영화도 보고 내비게이션도 하고 여러 가지 Connected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기는 하는데 과연 자동차에 저런 큰 화면을 넣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화면이 클수록 안에 들어가는 기능도 많아질 테고 대신에 기계 전기적으로 직접 조작 가능한 기능은 줄어들겠죠. 만약 디스플레이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더워도 에어컨도 못 켜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아이패드는 일정 온도 올라가면 시스템 안정을 위해서 잠시 작동을 멈추기라도 하는데.. 자동차는 그런 상황에서도 굴러가야 하고 작동해야 하니까요. 안전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트렌드도 좋지만 조금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비슷하지만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엄청났습니다. 물론 제가 갔던 기간이 일반인 관람이 허가된 첫 주말이기도 했지만. 마이바흐니 람보르기니니 마세라티니 하는 럭셔리 브랜드를 전시한 제4관은 정말 그야말로 복도까지 가득 찬 인사 인해였습니다. 긴 줄을 서서라도 한번 모델들 직접 보고 가겠다는 보면서 "중국에 돈이 많은 사람이 많기는 많구나" 싶었습니다. 상위 0.1%만 타는 차량이라고 해도 13억이면 130만 대이니까요. 왜 벤츠나 BMW가 중국 시장에 열을 올리고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상하이 모터쇼에 몰려오는지 이유를 알겠더군요.
예상은 했지만 직접 이렇게 눈으로 보고 비교해 보니 경향이 확실히 보였습니다. 비록 중국 경기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더라도. 차를 통해 억눌린 마음들을 표출하고 갓 맛 본 자본주의의 단맛에 취하고 또 획일화된 사회에서 남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투영된 크고 화려하고 유명한 걸 찾는 마음은 한동안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트렌드를 따라가는 로컬 업체들의 속도와 맞물려서 점점 더 설곳을 잃어 가는 르노를 비롯한 조인트 벤처들의 길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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