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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Mar 25. 2021

로봇이 알아서 택배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자율 주행이 무언가 바꾸기에는 지금의 물류 시스템이 너무 싸고 편합니다.

[카QA센터-58] 자율 주행 기술이 발달하면 물류는 어떻게 바뀔까요?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에 카카오 모빌리티의 자율 주행 차량이 나왔습니다. 카카오 자율 주행팀에서 일하는 제 친구는 연예인 ‘수지’를 처음으로 직접 봤다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었죠. 테슬라 FSD(Full Self Driving) 모드까지 어느 틈에 사람이 없이 주행하는 자율 주행 기술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확실히 사람을 태우는 교통수단으로써의 자율 주행은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 시간을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속도가 빠른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VmWoZHBnIg


그에 비해 물건을 나르는 물류 분야에서는 자율 주행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가요? 네이버를 비롯해서 많은 곳에서 Smart City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긴 합니다만, 물류 측면에서는 그 청사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아마도 현재 저희가 누리고 있는 사람을 통한 물류 시스템이 너무 편하고, 쉽고, 싸고 빠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류의 기본은 원하는 곳에 원하는 물건을 필요한 시간에 보내 주는 것입니다. 이런 니즈가 가장 극대화된 곳이 이마트 같은 유통업계와 자동차 공장 같은 대형 제조업이겠죠. 미국의 아마존은 이미 자사에서 관리하는 수많은 상품들의 창고 관리를 로봇과 AI를 이용해서 어디에 어느 물건이 얼마나 있는지를 자동으로 관리하고 필요하면 새롭게 주문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르노의 자동차 공장도 사물 인터넷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하여 전체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4차 산업혁명 준비를 진행 중이죠. 드론으로 창고 내 재고를 파악하고, 창고에서 공장 라인까지의 부품 전개를 로봇이 맡아서 공장 내를 자율 주행하고 있습니다. 부산 공장에 가면 바쁜 라인들 사이로 선반 모양의 물류 기계들이 바쁘게 다닙니다. 앞에 사람이 있으면 멈추고 재고나 필요에 따라 코스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작은 의미에서 자율 주행 로봇 인 겁니다.  


부산 공장 내 물류 자동화 장치 들입니다.


공장 내에 이런 자동화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자동차 공장도 아마존의 물류 창고도 통제되고, 물건을 맡기고 찾아갈 위치가 명확하며, 물건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로봇 모두 물건을 수령하는 곳에서 필요로 한 곳까지 표준화된 형태(아마존은 팔레트 + 로봇 / 자동차 공장은 부품 박스 + 로봇)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런 자동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런 형태를 일반 시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실도로에 펼쳐 보면 상황은 훨씬 복잡해집니다. 물건을 수령하는 위치는 흩어져 있고 물건의 크기와 담겨 있는 형태도 제각각입니다. 그리고 고객들은 물건이 자기 집 문 앞까지 배달되기를 기대하는데 아무리 집 앞까지 자율 주행차가 가더라도 차에서 내려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 앞까지 옮기는 일은 범블비처럼 차가 로봇으로 변신하지 않는 이상 수행해줄 누군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이동식 택배 수거 차량을 자율 주행으로 셔틀처럼 운영하거나 찾아가도록 하면 택배를 맡기려고 가까운 편의점까지는 가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 주겠지만 같은 시스템을 사람이 운전하는 수거 차량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자율 주행이 되면, 현재는 운전자의 인권 문제로 하루 10시간 이내로 제한되어 있는 대륙 횡단 야간 대형 물류 트럭들의 1일 운행 시간을 20시간 이상으로 늘릴 수 있어서 물류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도로가 덜 붐비는 야간에 피곤한 사람 말고 자율 주행 트럭들이 물류를 담당하면 낮 시간의 교통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물류 운전자 분들이나 택배 노동자 분들이 과로로 쓰러지는 일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저렴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더 유연한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국 자동화한다고 해도 사람의 손을 타야 하는 일은 있는 법이니까요. 기술이 발달할수록 어떤 일은 사람을 대체하고 어떤 일은 사람을 더 도와주고, 어떤 일은 사람이 더 필요한 부분이 나누어지겠지만 그런 역할 분담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미래가 진정한 Smart City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새로운 미래 도시도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어야 하니까요.


카QA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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