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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an 05. 2022

실시간 여론 조사가 유튜브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이 중계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선이 요동치고 있다. 하루하루 너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따라가기가 어려운 정도이다. 여러 내홍 사이에 결국 김종인은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나고 (쫓겨나고) 국민의 힘은 선대위를 해체했다. 실무자들로 채워진 슬림한 선거대책본부 체제를 내세우기로 했는데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이런 변화를 과연 처음 정치를 시작하는 윤석열 후보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https://www.youtube.com/watch?v=O-YxbhOGg6ghttps://www.youtube.com/watch?v=O-YxbhOGg6g

이 모든 일들이 최근 2~3일간에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침에 KBS 라디오에서 한 시사 평론가가 이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주었다. 일요일에 김종인 후보가 선대위 쇄신에 대해서 후보와 함께 협의를 했는데 합의를 못하고 헤어졌는데 그러고 나서 그날 오후 한 식당에서 소상공인 자영업 대책을 공표하는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가 제대로 정책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더듬거리는 이른바 "족발 공약" 라이브 방송이 이슈가 되어 김종인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에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면 쇄신을 하겠다고 김종인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선언을 하고 이어지는 오후 의원 총회에서 그 문제가 되는 "연기를 좀 잘해 달라"는 이야기를 의원 총회에서 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8aRsmSjQatQ 


윤석열 입장에서는 김종인을 그대로 재신임하게 되면 앞으로의 활동들이 잘하더라도 모두 상왕의 조종에 의한 것이냐 연기 잘한다 이런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대위를 해체하는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러나 안 그래도 전략을 잘 짜서 접근해야 하는 상황에 선대위를 이끄는 수장을 교체하고 본인이 직접 챙기는 구조로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이런 태세의 변화는 연말에 나왔던 삼 프로 TV 유튜브 인터뷰가 입소문을 타면서부터다. 나도 제 지인들의 SNS를 통해서 "삼 프로 TV가 나라를 구했다"를 이야기를 접하고 도대체 어떤 동영상인가 궁금해서 보고는 그 이유를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지난 정부의 실패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제라는 生物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두 후보의 식견의 차이를 여실히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다시 보게 된 측면이 있다.


12월 25일에 나온 유튜브 영상이 오늘로 조회 수가 600만을 향해 가고 앞으로는 더 커져 갈 것이다. 예전 같으면 그냥 다들 신경도 쓰지 않는 채널에서 잠시 지나칠 인터뷰 영상이 확대 재생산되고 계속 각자의 핸드폰에서 재생된다. 예전 같으면 편집되어서 드러나지 않았을 실수나 버벅거리는 모습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실시간 박제되고 회자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자기네들 성 안에서 수군대고 뒷말하면서 나눴던 서로를 견제하고 아쉬워하면서 했던 말들을 지금은 우리가 유튜브를 통해 모두 투명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통해 편향된 성향의 영상만 보여 주던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넘는 (삼 프로 TV 같은) 콘텐츠가 나오면 그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쉽게 퍼 나르고 지인들에게 나누고 댓글을 달고 그 유명한 콘텐츠 내용을 베이스로 파생되는 다른 콘텐츠들이 나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밖에. 조회수 1000만.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고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 이 모든 과정이 어떤 여론 조사 기관도 할 수 없는 "실시간 여론 조사"인 셈이다. 


그리고 모두가 카메라를 들고 중계를 할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킹메이커였던 예전처럼 "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떤 연기자도 24시간 연기는 할 수 없을 테니.. 인간 그 자체가 그대로 드러나서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은 더 힘들겠지만 우리는 사이에 어떤 필터 없이 그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각자 판단할 것이다. 


이렇게 유튜브를 통해 선호도를 바꾸는 반응이 민감한 20대 ~ 30대의 선택이 선거 판도를 뒤흔들게 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젊은 세대가 절대적인 인구 수로는 밀리지만 공약과 미래 가능성에 따라 언제든지 선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유동성을 보여 주면서 당선 유무를 결정짓게 되는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었다. 당연히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머리 치료제 의료 보험 적용과 같은) 공약이 더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두 달여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 질까? 이제는 사회의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을 위치에 접어든 마흔다섯의 중년 아저씨도 시대에 뒤쳐진 않도록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사람들이 무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기준으로 지지하며 또 어떤 공약과 어젠다에 열광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후보의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y6DlTb3t8Bo

https://www.youtube.com/watch?v=DFzn7PP7--0&t=290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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