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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Nov 08. 2020

전기차 시대에 메이커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가치를 대변해 주는 혁신에 대해

[카QA센터-7] 전기차 시대에 메이커의 핵심 경쟁력은 뭐가 될까요? 모터? 배터리? 전비? 편의시설? 자율주행?  


질문을 받기 시작한지 나흘이 되었지만 20개의 질문이 모였습니다. 문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인상적인 것은 전기차에 대한 질문이 절반이 넘습니다. 실제 전기차를 타고 있는 분들은 1%가 채 안되는데 말이죠. 그만큼 다가올 미래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2년간 중국에서 초저가형 전기차를 개발하다가 최근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얼마나 싸냐면 보조금없이 약 1200만원 수준이면 살 수 있는 차량이었죠. 그래서 많이 팔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중국 시장에서는 실패했습니다. 비슷한 로컬 브랜드 차량이 많이 나왔고 코로나로 시장이 얼어 붙기도 했지만 저가형 전기차의 시장 자체가 생각만큼 크질 않았었습니다.      



왜 실패했을까를 고민하다가 최근에 테슬라를 보면서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일반 차량에 비해 전기차는 일단 비쌉니다. 예전에는 주행 거리가 너무 짧아서 불편했는데 지금은 300~400km 대로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그만한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배터리 가격이 많이 비싸서 일반 차량 대비 50% 정도 돈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연료비가 훨씬 덜 들고 혜택도 많지만 한번 살 때 비싼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전기차는 쉽게 소유할 수 없습니다. 일단 집이나 회사에 충전 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그 말은 주변 환경이 꽤 최신이어야 한다는 거죠. 주택 중심의 미국보다 아파트 중심의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 구입을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는 남달라 보입니다. 뭔가 진보적이고, 미래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입니다. 나의 수준을 차를 통해 업그레이드해 줄 수 있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고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는 아이템. 맞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기차의 현재 위치는 패션에서의 “명품”과 동일합니다. 제가 만든 전기차가 실패한 이유도 “명품”이 거래되는 시장에 초저가형 모델을 가져다 놓고 싸니까 사세요 한 셈입니다.  그러니 시장이 반응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전기차가 “명품”으로 인식되는 시대에 메이커의 핵심 경쟁력은 모터나 배터리가 아니라 “남다른 혁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테슬라는 그 부분을 정확히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테슬라는 다른 차량은 하지 못하는 기능(자율 주행)을 구현하고, 다른 차량에는 익숙한 것(계기판)들을 과감히 없애고, 다른 차량에는 없는 것(초대형 스크린)을 적용하고, 다른 차량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차량 무선 업데이트)를 하게 해 줍니다.      

당분간은 이 혁신이라는 가치가 시장을 가장 지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즈음 이후가 될까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지금과는 다른 차원으로 보급되고 배터리 가격이 엄청 내려서 일반 차량과 동일하거나 더 저렴해지는 시대가 와서 전기차가 명품이 아니라 일상적인 아이템이 된다면 그 때는 남아 있는 가장 힘든 과제인 배터리 충전 시간 단축 기술이 가장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 될 거 같습니다. 그러고 나야 가격을 보게 될겁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시대를 너무 앞서 갔었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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