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Sep 29. 2022

회의는 원래 이렇게 지루한 건가?

일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 1

Scene #6


아웃룩에 알림이 화면에 뜬다. 10분 뒤 프로젝트 진행 미팅이 있단다. 또 회의다. 이 놈의 회사는 일을 하러 다니는 건지 회의를 하러 다니는 건지. 하루 중 절반은 이렇게 회의에 쫓겨 다닌다. 


지금 들어가는 프로젝트 미팅은 같은 프로젝트 진행하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다. 이 사람 저 사람 각자 하고 있는 일들을 팀장님께 보고 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1시간 동안 내가 보고하는 건 3분이나 될까? 각자 발표하고 지시 사항을 듣지만 주로 메인으로 진행하는 황 수석과 이 팀장이 내내 이야기한다. 그럴 거면 둘이서 모여서 이야기하지 왜 다른 사람들까지 불러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건지.


퇴근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내일까지 내야 하는 보고서는 언제 쓰나. 화면에 보고서 띄우고 한창 자료 정리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김 수석님이 팔꿈치로 툭 친다. 


"나민지 연구원, 회의 중에 뭐 하고 있나? 지난 시간에 진행하기 했던 테스트 결과 어떻게 나왔는지 물어보고 있잖아."


엇, 관심도 없을 땐 언제고 이게 왠 날벼락이람. 부랴부랴 자료 찾아서 보고 하긴 했는데 이 팀장 눈치가 심상치 않다. 아, 회의 정말 싫다. 이렇게 지루한 회의를 왜 그렇게 많이 하는 거야?



함께 일하는 이상, 모여서 확인하는 회의를 피할 수는 없다. 


혼자 일하는 1인 기업이라면, 회의할 일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여러 명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직장이라면 빈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여서 함께 협의하는 회의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잘 운영하면 회의는 장점도 많습니다. 일단 문서로 만들어 보고하는 작업을 줄일 수 있고, 상호 간의 피드백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이 필요할 때 의견을 바로 수렴할 수 있고, 결론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바로 공유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회의가 많습니다. 팀 회의, 프로젝트 회의, 팀 간 회의, 임원 보고 회의, 긴급회의.. 한동안 코로나로 재택근무하면서 얼굴을 꼭 봐야 한다는 인식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일이 생기면 모여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업무 시간을 절반을 회의가 차지합니다. 그리고 매니저가 되면 더 많아집니다. 


회사가 잘 돌아가려면 이렇게 많은 회의가 잘 운영되어야 하겠죠? 그렇지만 보통 회의 시간은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처럼 일방적이고 나와 상관없는 주제에 대해서 논의할 때도 참석해야 해서 시간을 빼앗기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참석 인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없는 분위기라면, 더 지루할 수밖에 없습니다. 


휴비스 업무 효율 개선 캠페인 블로그 참조 - 반복되는 비생산적인 회의는 참 싫습니다.


나만의 방법으로 지루한 회의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보자.


문제는 이런 회의의 질을 결정하는 제일 중요한 주최는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 즉 매니저들이라는 겁니다. 팀장이 되고 팀장 교육을 받으면 회의를 잘 주관해야 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게 되지만 현실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캠페인 자료


피할 수 없으니 내가 주관하지 않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지루한 회의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봅시다. 일단 모든 회의는 목적이 명확히 있습니다. 우리가 모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나면 무얼 미리 준비해야 하고 어떤 걸 나에게 기대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일단, 들어가기 전에 지난 회의록을 꼭 챙겨 보세요. 거기에 다음 회의까지 해야 하는 일들이 적혀 있을 겁니다. 만약 그런 회의록이 없다면 매번 회의를 마칠 때마다 내가 다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기록을 남기고, 주관자에게 메일을 보내서 확인받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하기로 한 일을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만약 시간이 된다면, 회의 때 보고할 진행 상황을 회의를 주관하는 매니저와 팀장에게 미리 간단히 정리해서 보고하면 더 좋습니다. 그러면 실제 회의 시간 중에는 한 일에 대한 지루한 확인보다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건설적인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회의 중에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회의의 어젠다에 공식적으로 추가해 달라고 미리 요청하세요. 요청하게 된 배경이 무엇이고 어떤 옵션들이 있고, 각각의 옵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간략히 정리해서 참석자들에게도 참조로 보내면, 원하는 결정을 이끌어 내는데 훨씬 수월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특별히 참석할 이유가 없거나 전체 시간에서 보고할 내용이 극히 일부라면 사전에 미리 찾아가서 회의 시간에 해야 하는 다른 긴급한 일을 설명하고 참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미팅 중에 보고하기로 되어 있는 내용은 명확하게 미리 보고하고, 회의를 마친 이후에 나온 회의록에 대해서도 본인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확인하는 피드백을 주면 좋습니다.


혹시 아나요? 여러분의 현명한 대처로 우리 팀의 회의 문화가 스마트하게 바뀔지.. 여러 사람의 시간이 한꺼번에 필요한 회의는 잘~ 모아야 효율적이니까요. MZ 세대의 스마트함으로 지루한 회의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MZ를 위한 TIPs

회의의 목적과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확인하자.

할 이야기와 요구할 사안을 미리 공유할수록 좋다.

다른 일이 겹치면 불참하겠다고 이야기하자. 대신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명확한 대응이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연월차를 내가 쓰겠다는데 왜 신경을 써야 하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