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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Nov 11. 2020

전기로 가는 모터가 자동차 엔진보다 더 효율적인가요?

어찌 됐건 적은 에너지를 써서 원하는 대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카QA센터-11] 자동차와 전기 모터의 효율은 얼마나 되나요? 열에너지 / 마찰력 관점에서 비교해 주세요.  


대학교에서 내연기관 전공 수업 기말고사 문제로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효율이 어느 것이 더 좋으냐 설명하는 문제가 나왔었습니다. 자동차 연비로 보면 디젤이 더 좋으니 아무래도 디젤이 더 유리하겠죠. 전기차 모터와 엔진을 비교하기 에 앞서 효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파악하기 위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한번 설명해 보겠습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은 연소가 일어나는 형태가 다릅니다. 가솔린은 연료량에 맞는 공기가 들어가고 점화가 되어서 연소가 순차적으로 일어납니다. 디젤은 공기는 늘 충분히 채우고 강하게 압축해서 분사된 연료가 스스로 폭발하는 형태로 일어납니다. 디젤이 가솔린보다 같은 연료량이라면 공기를 항상 많이 받고, 더 크게 압축하고 더 빠른 폭발 과정을 거칩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더 넓고, 아래쪽에 흡기 과정에서 해줘야 하는 일이 적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공기를 엔진에 주입하는 일을 할 필요가 적고, 폭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최고 온도는 높지만 또 급격히 식어 열이 전달되는 시간도 짧아 열효율도 좋습니다. 더 많이 압축했다 한꺼번에 밀어주는 힘도 더 세기 때문에 디젤이 가솔린보다 효율이 더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석유가 가진 열량을 100%라고 하면 가솔린 엔진이 25%, 디젤 엔진이 35%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상대 비교한 값이고, 자동차의 효율을 상징하는 연비는 운전 패턴과 더 큰 연관이 있습니다. 저속으로 갈수록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하는 데 힘이 많이 들고, 고속으로 갈수록 관성은 압축 행정은 원활한 대신 고속으로 움직이는 마찰로 손실되는 열 에너지가 커집니다. 그래서 BSFC (Brake Specific Fuel Consumption) MAP이라고 해서 엔진 RPM당 총 Torque에 따라서 동일한 일을 하는데 얼마나 많은 연료가 필요한지가 실험을 통해 측정해 놓은 데이터가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1600 ~ 1800rpm 부근에 최대 토크의 20~30% 지점이 가장 효율이 좋은 것으로 나옵니다.      



여러 차속에서 동작해 주어야 하는 엔진의 경우에 되도록 이런 효율 좋은 지점을 유지해 주기 위해서 차속과 엔진 회전수의 비를 조정해 주는 트랜스미션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차량의 연비는 엔진의 효율 / 주행 패턴 / 미션의 종류 / 기어비의 세팅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솔린보다 디젤이, 그리고 엔진의 크기가 작을수록, AT 보다 MT 혹은 CVT나 DCT가 고속 주행보다는 80km/h 정도의 경제속도에서 급 가속보다 정속 주행이 더 연비에 유리합니다.


하이브리드는 이런 내연기관의 특성을 기반으로 모터와 배터리를 통해서, 더 작은 엔진을 적용하고, Braking 중에 바퀴의 움직임으로 배터리를 충전해서,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저속 영역에서 엔진 대신 모터를 활용해서 연료가 사용되는 구간 자체를 줄여 주는 방식을 통해 연비를 개선합니다.


대략적으로 (제 경험에서 나온 사견입니다.) 중형차에서 2.0 가솔린 엔진 AT 차량의 연비가 11km/L이라고 하면 터보를 쓰면서 작은 GDI 엔진으로 바꾸면 15% 개선 (12.6km/L) à DCT / CVT를 써서 전달 효율을 늘려 주면 10% 개선 (13.7km/L) à 비슷한 크기에 디젤 엔진을 적용하면 20% 개선 (16.5km/L – 제 차입니다.) à Hybrid로 배터리에 모터 효율을 더하면 가솔린 대비 40% 개선 (19.5km) 정도입니다. 하이브리드는 엔진 다운사이징 15% / BSFC 최적점 10% / 저속 모드에서 모터 주행이 25% 정도 개선되지만 대신 차량 무게가 더 무겁고, 고속에서는 모터의 마찰력 손실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10% 정도 효과가 반감됩니다.


전기차는 애초에 연료 자체를 쓰지 않기 때문에 이런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충전기에서 배터리에 충전하는 효율 (대략 90%)이 있고, 모터의 전달 효율 (80%)가 일반적이라지만 엔진의 BSFC처럼 주행 조건마다 다를 겁니다. 아무래도 내연기관 차보다 배터리 때문에 더 무겁고, 고속에서는 5000rpm ~ 8000rpm 처럼 고속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모터 회전 마찰력이 크게 작동해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질 겁니다. (표가 다 있네요)

 

실제 같은 연료로 발전하는 효율 / 충전기까지 전달하는 효율 / 충전 효율 / 모터 구동 효율까지 다 더하면 과연 전기차가 동일한 화석 연료를 넣었을 때 더 효율적이라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얼핏 가솔린 엔진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 닛산에서 엔진은 전기를 발전시키는 용도로만 쓰고 배터리로 모터를 돌리는 Hybrid 형태도 개발했었는데, 가장 최적 연비 조건에서 발전을 하더라도 그 무거운 차를 움직이게 하는 모터가 더 커야 했고, 엔진 시스템만큼 더 무거운 차를 고속으로 주행할 때의 효율이 가솔린 대비 많이 개선되지는 않아서 대중화되지 못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자동차의 효율은 이렇듯 복합적입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은 규제와 함께 계속되어 왔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는 내연기관 대비 발열도 적고, 브레이킹할 때 충전도 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트랜스미션이 없어 고속 주행 시에는 회전 마찰력이 더 커서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입니다. 배터리 때문에 더 무겁기도 하구요.      

앞으로 전기차가 더 보편화되면 내연기관 차량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따라올 겁니다. 그리고 환경에 영향을 덜 주는 발전 방법, 전기 전달 방법 보관 방법들도 같이 업데이트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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