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 지쳐 소멸해 가는 우리. 숨 쉴 공간은 다른 방식으로 찾아야 한다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차이나는 클래스를 듣는데 “정해진 미래”의 저자 조영태 교수님이 나왔습니다. 이미 3년 전에 초저출산 시대를 예견했던 분이죠. 정해진 미래라는 책을 봐도 1997년 IMF이후로 영향을 받아 2002년부터 초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게 된 대한민국은 2070년이 되면 3천만명 정도로 인구가 줄어 들고 생산 인구가 짊어 져야 하는 짐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거란 비관적인 전망을 담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구가 줄어드는 시나리오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2002년 신생아가 48만명이면 이 중 절반이 24만명이 여성일 겁니다. 인구 2명당 출산율이 작년부터 1명 이하로 줄어 들었으니 2002년생이 출산 평균 연령인 32살이 되는 2034년에는 24만명 정도의 신생아만 기대가 되고, 그렇게 태어난 2034년생이 다시 32살이 될 때는 12만명 밖에 안될 겁니다.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가정한 것처럼 인구는 기하급수로 변하는 거죠. 다만 그 때는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식량 생산이 못 따라 갈만큼 늘어나는 것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생산성의 향상이 커버하지 못할 정도로 줄어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번 강의는 그렇게 줄어드는 사실과 영향 보다 왜 그렇게 줄어 드는 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생태 피라미드 아시죠? 원래 모든 생물체는 생존과 번식을 통한 종족 보존이라는 두 가지 본능을 가지고 있는데 제한된 공간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생존이 위협받으면 번식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인구 증가율이 감소하게 된 경향은 전세계적으로 비슷하지만 유독 한국이 더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이유를 조영태 교수님은 수도권 과밀화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019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수는 5178만명입니다. 그 중 서울에 973만명, 경기도에 132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4%가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현재의 추세대로 계산해서 2070년에 3천 3백만정도로 인구가 감소해도 수도권에 2천3백만이 모여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국토의 10%에 몰려 사는 이상한 구조의 나라가 되는 거죠.
사람들이 계속 서울로 수도권으로 모이니까 과밀화 살아 나가는데 드는 비용은 증가하고 사는 것이 팍팍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힘들어 그만 두고 싶은 자살율과 미래가 보이지 않아 현실의 불행을 이어 주지 않으려 하는 출산율이 OECD 최하위에 있겠죠. 지차체 중에 세종시의 출산율이 가장 높은 이유도 지방이면서도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며 복지며 교육이며 다 수도권에 몰려서 서울로 서울로 계속 더 과밀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영태 교수님의 대안은 뉴 노멀을 활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되면 굳이 대학을 가기 위해 혹은 직장을 다니기 위해 집값도 비싸고 환경도 좋지 않은 서울에서 지낼 필요가 없다는 거죠. 실제 코로나 사태 이후에 실리콘 밸리에서는 비싼 월세를 피해 교외로 거주지를 옮기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바시 강의에서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여기에 조금 더 나아 갑니다. 통계에 나오는 주민 등록 인구수에 집착하지 말고, 지방에서 지내는 시간 자체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말이죠. 주소는 서울에 있어도 재택 근무 가능한 날이면 속초에 있는 숙소에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아이도 온라인 수업으로 수업을 듣고 체육이나 다른 활동들은 지역 학교나 혹은 체험을 하면서 영상으로 찍어서 증빙자료로 제출할 수도 있는 거죠. 내년부터는 거점국립대학교에서 집에서 가까운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고도 소속 대학의 학점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된다고 하던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물리적 지역을 넓히는 이런 노력이 쌓이면 지금처럼 말도 안되는 밀도가 줄어드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단순히 아이를 세명이상 나으면 돈을 얼마 더 주고 주차비 할인해 주는 1차적인 해결책은 이제 그만합시다. 돈이 없어서 안 낳는게 아니라 사는 게 힘들어서 안 낳는 겁니다. 수도권은 너무 몰려서 힘들고 지방은 너무 소외되서 힘든 상황을 해결하려면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의도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달이, 코로나로 맞이 한 뉴 노멀 시대가 그 단초를 주고 있습니다. 부디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 는 말이 옛날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