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전까지 고속도로에서 노 브레이크로 달려 보자.
연비에 좋은 운전 방법의 기본은 브레이크를 최대한 덜 밟는 것이다. 앞으로 가고 있는 자동차가 지금 내고 있는 속도는 바로 전 단계에서 엔진에서 연료를 태워서 만든 에너지다. 브레이크를 밟아서 감속하면 어렵게 연료를 태워서 만든 에너지를 마찰 열 에너지로 허공에 날려 버리는 것과 같다. 다시 그 속도로 올라가려면 그만큼의 연료가 다시 필요하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어떻게 속도를 줄일 수 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자동차는 무겁다. 노면과 직접 닿는 바퀴는 마찰력을 받고, 빠른 속도로 달리면 그만큼 센 바람을 앞에서 맞서고 있는 것과 같다. 엔진이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하면서 드는 에너지도 만만치 않다. 내가 액셀을 밟지 않으면 차는 자연스럽게 감속하기 마련이다.
내가 내 주변의 다른 차들보다 빠를 때가 속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도로상에서 다른 차들의 흐름에 따라서 일단 불필요한 과속을 피해야 한다. 속도를 괜히 늘려 남들보다 더 빨라지면 결국엔 다시 다른 차들 속도에 맞추어야 하니 다시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다.
제동 거리가 긴 자연 감속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차들 간격보다 한 차 정도 더 여유를 두고 가면 웬만한 돌발 상황이 아니라면 브레이크 밟을 일이 거의 없다. 차가 금방 멈추는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는 더 여유 있게 두어야 한다.
커브길로 들어서나 앞차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면 어쨌든 차속은 줄여야 한다. 이럴 때는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액셀 페달에서 일찍 발을 떼서 관성 주행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앞 차만 보지 말고, 도로 전체의 흐름과 신호를 미리 인지해 두면 불필요한 가속을 피할 수 있고 그만큼 브레이크 밟을 일도 줄어든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보다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