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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Aug 16. 2023

보이지 않는 책임도 피하지 않아야 진짜 리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항상 시작할 때와는 다른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목표했던 납기를 맞추지 못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이 더 들고, 기대했던 수익을 못 이룰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변수가 생겼을 때 누가 진짜 그 프로젝트의 주인인지가 드러난다.  


어떤 담당자는 어쩔 수가 없었다는 이유만 늘어놓는다. 업체가 말을 바꾸었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 국제 운송이 지연되어서 납기가 늦었다. 나는 잘못이 없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왠지 얄밉다.  


어떤 팀장들은 진행하던 담당자에게 책임지라고 그런다. 당신이 Commit 하지 않았었냐면서 나는 상관에게 일이 어긋났다고 보고 못하니까 보고 하려면 직접 가서 보고 하라고 그런다. 처음 계획할 때 좋다고 하고 결재해 주었던 기억은 어디론가 사라졌나 보다. 다 무책임한 행동이다.

무책임한 사람들의 시선은 늘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미 벌어져 버린 일에 대해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원인 제공자를 찾는데 급급하다. 행여 자신에게 불똥이 떨어져 고과에 나쁜 영향이라도 받을까 두려워하는 게 보인다. 일보다 자기 보호가 우선이다.  


그러나 가끔씩 일 자체를 책임지는 사람들도 있다. 직급의 높고 낮음은 상관이 없다. 자기 위치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원인을 찾고, 계획했던 것과 현재의 상황의 차이를 따라잡을 방법을 고민한다. 원인 분석도 누구의 탓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결책을 찾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이런 사람들의 시선은 미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중요한 건 일단 해결해 내는 것! 어떻게 보고하느냐도 내가 비난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결정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 그러니 보고를 다음으로 미룰 이유도 없고, 남에게 넘길 필요도 없다.  


이렇게 주인처럼 일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든든하다. 아랫사람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고, 상사로 있으면 어려운 문제도 함께 상의할 수 있다. 누구나 자기 직책에 주어진 보이는 책임을 다 해야 하겠지만, 과거가 아닌 미래에 초점을 두고 일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책임도 피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리더다.  



태풍에, 잼버리에, 다사다난했던 여름이 가고 있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도,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도 대비했다면 좋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변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헤쳐 나간 것 같아 다행이지만 틈만 나면 서로 어찌 그리 잘잘못을 따지고 특히 전 정부 탓이라며 핑계 대는 뉴스만 가득한지…  


힘든 어제를 견뎌 온 우리는 당장 다가올 내일의 삶이 더 중요하다. 자기 자리보전에만 신경 쓰며 과거에만 집착하는 사람들만 가득한 정치판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보이지 않는 책임도 마다하지 않는 리더가 그립다.


https://www.youtube.com/watch?v=FFDTYYoY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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