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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Nov 11. 2023

내비게이션 정체는 존재하는가?

예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특정 나들목 좌회전 신호에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차라리 조금 둘러서 가거나 한 블록 전에서 좌회전해서 가면 더 빠르게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빠른 길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 같은 길로 안내하면 의구심이 든다. 이거 같은 내비게이션 쓰는 사람들에게 모두 똑같은 길로 안내해서 생기는 ‘내비게이션 정체’ 아니야?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예전엔 그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직진 차로까지 늘어서 좌회전 대기 차량들. 경로에 따라서 소요 시간도 달리 계산해야 한다.


실시간 정보가 반영되지 않던 1세대 내비게이션은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의 최단거리로 안내했다. 2세대는 최소 시간이 걸리는 길을 알려줬다. 그때만 해도 최소 시간 경로는 실시간 도로 교통 상황을 반영한다고 했지만 기계적으로 구간별로 걸리는 시간을 합산하는 구조라 이해하지 못할 안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전 차선은 꽉 막혀 있어도 직진 차로가 뚫려 있으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고, 안 막히는 샛길이라고 들어섰다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로 상황까지 알려주는 스마트 내비게이션


이런 불편한 상황을 반영한 경로 안내가 지금의 최적길이다. 최적길은 최단거리와 소요시간은 물론 도로등급(큰길, 샛길), 회전수, 통행요금, 실시간 교통정보 등 다양한 요소에 가중치를 매긴 뒤 이를 반영해 계산한다. 그리고 실시간 교통 정보도 동일한 구간을 가고 있는 차량들의 정보를 모아서 5분마다 반영한다. 회전 차로가 막히면 좌회전할 차량에게는 막히는 길로 직진할 차량에게는 뚫리는 길로 구분해서 안내가 가능해졌다.


설 연휴 귀성 귀경 소요 시간 정보 - SK 텔레콤 제공


이런 모든 기능들은 경로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며칠 뒤의 도착 시간을 예상하는 데는 계절, 요일, 시간대 별로 주요 교통 흐름과 사고 발생 확률까지 반영한다. 이용자가 반복해서 선호하는  특정 경로로 가면, 이를 안내에 반영하기도 한다. 현재는 이용하는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서 데이터 공유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V2X 통신이 활성화되면 도로 위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차량들의 흐름들이 공유되고 경로 안내에 반영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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