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Nov 24. 2023

커피 마시러 나가는 건 괜찮고 내가 인스타 보는 건 왜

학교도 아니고 군대도 아닌 여기는 회사 - 3

Scene #3


긴 팀 회의가 끝났다. 이 팀장님이 커피나 한잔 하자면서 김 수석님과 나간다. 이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보고를 마쳐도, 회의를 마쳐도, 뭐 특별한 일이 없어도 팀장님은 "커피 한잔 합시다" 하고 건네고, 김 수석님도, 황 책임님도 보통 따라나선다.


처음에는 나도 따라갔었다. 뭔가 회의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회사에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아닐까? 웬걸, 나가면 그냥 잡담이었다. 어제 아이들이 학원 끝나고 늦게 라이딩 간 이야기. 옆 팀 사내 커플이 결혼하는 이야기. 퇴사한 김 부장님이 잘 나간다는 이야기. 주식이 떨어졌는데 사야 하냐는 이야기...


관심도 없고 불편한 자리가 싫어서 몇 번 가다가 그냥 자리에 가겠다고 그랬다. 학교에서도 50분 수업하고 10분은 쉬니까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한 건 인정. 니들도 나갔으니 나도 좀 쉬어야지 싶어서 핸드폰을 열고 인스타에 나온 릴스를 보고 있는데, 어느 틈에 팀장과 돌아온 김 수석님이 한 소리 한다.


"나민지 연구원, 업무 시간에 개인적인 핸드폰 보고 그런 건 하지 맙시다."


아니, 지들은 커피 마시러 나가서 실컷 놀다 와 놓고, 내가 내 자리에서 조용히 인스타 보는 건 왜 안 돼?



커피 한잔 하러 나가자는 말의 의미


하루 8시간 일하라고 되어 있지만, 8시간 내내 휴식 없이 일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쉬어야죠. 특히 한 이벤트를 마치고 나면 머리를 식히고 리프레시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그럴 때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면서 릴랙스 하고 들어 오곤 했었습니다. 흡연자가 많이 줄어든 요즘은 커피 한잔 하는 걸로 대체된 듯합니다. 특히 회의가 고착 상태로 빠지거나 계속 새로운 사람들과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고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커피를 권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잠시 쉬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이럴 때 나가서까지 일 이야기하거나 회사 이야기하면 효과가 오히려 반감됩니다. 방금 전에 논의하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 부담 없는 사담을 나누면서 관계를 다지는 거죠. 그러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회의 때 못했던 이야기나 추가로 하고 싶은 부탁을 슬쩍 꺼냅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 중에 나가서 동료들끼리 커피 한잔 하러 나가는 건 나가는 사람들 특히 매니저들에게는 업무의 연장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업무 시간에 사무실에서'라는 함께하는 시공간의 무게


물론 내내 잡담만 하고 퇴근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눈에 안 띄는 밖에서 시간을 때우고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업무 시간에 회사와 관련된 누군가가 함께 있는 상황이니 매니저 입장에서 바로 문제 제기를 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개인적인 SNS나 동영상을 보는 건 상황이 다릅니다. 명백히 개인적인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그것도 일하는 공간인 사무실에서 업무 시간에 개인 활동을 하는 건 다른 사람들의 업무 분위기도 방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평소에 자리에 앉아 있을 때도 그런 것 아니냐는 오해도 살 수 있습니다.


어쨌든 업무 시간과 사무실은 다 같이 함께 일하기로 약속한 시공간이니까요. 근무 시간 내내 일만 할 수는 없지만, 사무실이라는 함께하는 공간에서의 행동은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만의 휴식 방법을 찾아라


그렇다고 불편한 커피 한잔하러 나가는 길을 따라나서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불편한 오해를 피할 수 있는 나만의 휴식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친한 동기나 회사 내 다른 분들과 만나서 잡담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생 장그래의 옥상 같은 나만의 힐링 플레이스를 찾아서 바람을 쐬고 시간을 보낸 것도 좋습니다. 



저는 보고서가 잘 풀리지 않거나 결정을 해야 하는데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답답하면 햇빛을 쐬면서 사무실을  한 바퀴 걸었습니다. 십분 정도 걷고 돌아오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면서 그냥 앉아 있을 때보다 일이 더 잘 되더군요. 처음에는 어디 나가? 하면서 의아해하던 동료들도 제 패턴을 알고 인정해 주었습니다. 다만 시간은 최대 15분은 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우리 얼굴이나 목소리만큼이나 각자가 편한 휴식 방법은 다 다를 겁니다. 누가 옳다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남을 존중해야 한다면, 가끔은 팀장님께 먼저 커피 한잔 하자고 해 보면 어떨까요? 다른 업무 시간에 꺼내기에는 무거웠던 이야기들도 오히려 쉽게 풀리는 경험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MZ를 위한 TIPs

사무실은 일하는 공간이다. 개인적인 활동은 최소화하자.

나만의 휴식 방법을 찾자. 다만 15분을 넘어서는 안 된다.

무거운 이야기는 커피 잡담 시간 활용해 보자.

 

이전 03화 남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시간 관리를 잘 못하는 것 같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