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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n 04. 2024

운동은 외로운 나를 지탱할 수 있게 해 주는 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우선순위 1번입니다.

고향이 부산인 저는 대학을 다니러 서울로 올라온 이후로 줄곧 자취 생활을 오래 했었습니다. 그래서 홀로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질 만도 한데 나이가 들어도 적응이 쉽지 않더군요.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겨서 가장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인가 봅니다.


하루 종일 활동 시간에 늘 주변에 동료들과 함께 있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혼자서 작업을 하게 되면 문득 사람이 고파집니다. 스트레스를 주고받는 일로 만난 사이라도 그런 소통 사이에서 느껴지는 사람 내음이 있으니까요. 혼밥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듯이 혼자 하는 일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여러 걱정과 불안이 밀려옵니다. 회사에서 벌었던 것만큼 수입을 찾을 수 있을까?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다가 힘들어지면 어떡하지? 아 마감이 다가오는데 글이 진도가 안 나가네. 혼자서 일하는 건 지루하고 외로워. 이런 모든 걱정과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에 잠기기 쉬운 저를 꺼내어 주는 활동으로 제게는 운동만 한 게 없습니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면 8시 반에 아내와 함께 아침 운동을 시작합니다. 주로 집 주변 공원을 달리는데 제일 느린 속도로 3분 뛰고 2분 걷는 인터벌 달리기가 부담이 없어 좋습니다. 다들 한창 일을 시작할 시간에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호사를 누리다 보면 나쁜 생각들은 사라지고,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 감사하고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에 집중하게 됩니다.



월수금 달리기를 하면, 사이에 있는 화목토에는 집 근처 수영장에 가서 물속에서 걷거나 수영을 하고, 동네 뒷산을 가볍게 다녀오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근교에 있는 산에도 자주 갑니다. 일단 아침 10시 이전에 이렇게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하고 나면 기분 좋은 나른함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습관처럼 일단 길을 나서게 되니까 집에서 그냥 늘어져 있지 않고 일과를 시작하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앉아서 주로 일하는 글 쓰는 작업 도중에도 간간히 몸을 움직입니다. 글이 막히면 동네 한 바퀴를 걷고, 나가서 스트레칭에 스쾃도 하고 합니다. 식사한 이후에는 되도록이면 아파트 단지라도 한 바퀴 돌려고 하고 있습니다. 늘 멀리 회사에 다니는 운동량을 채우려면 의도적으로라도 몸을 더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하는 제 옆에는 함께 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운동에 더 집중하는 이유 중에는 아내의 건강이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그동안 혼자서 애 키우고 이런저런 일들 하느라 고생한 아내가 건강해지려면 제가 트레이너처럼 일단 모범을 보여야 하거든요. 그래서 늘어지기 쉬운 아침이지만 나가자고 재촉하고 하루를 함께 운동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매일 운동한 양을 서로 공유하면서 Cheer up 해 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올초부터 페이스북에 함께 하자고 남겼더니, 멀리 창원에 있는 친구부터 선배님들까지 몇몇 분들이 매일 각자 한 운동을 댓글로 올리고 서로를 응원해 주는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참 고맙고도 귀한 인연들입니다.



이렇게 운동 덕분에 저는 홀로지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몸이 더 건강해 진건 덤이네요. 회사 그만두고 났더니 얼굴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반 이상은 운동 덕분입니다. 공원에서 건강하게 달리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아내와 함께 우리도 90세까지 이 공원을 아침마다 걷고 달리는 삶을 살아 보자고 다짐합니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이렇게 움직일 수 있기를. 프리랜서라는 직장의 장점이 일정을 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점이라면 저는 꼭 운동을 제일 첫 시간에 두고 싶습니다. 이 직장의 목표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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