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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Feb 08. 2021

코로나 이후 중국의 전기차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통제사회인 중국은 지금 전기차를 두고 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카QA센터-50] 코로나 이후 중국의 전기차 시장의 미래와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전망은 어떤가요?


1년 전 상하이 모터쇼에서 각 회사 부스마다 전시되어 있던 수많은 전기차들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었습니다. “아 진짜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했구나”라는 느낌과 “이 모든 전기차들과 경쟁해야 하는구나”하는 느낌을 동시에 받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느꼈던 점을 정리한 내용은 제 예전 블로그에 한번 정리한 바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keeplearning78/221520733057


그리고 1년 반이 지난 지금,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여러 중국 전기차 회사들과 납품 계약을 맺은 한국의 여러 배터리 기업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전망이 그렇게 밝지는 않습니다.


제일 먼저 아직 중국 내에는 전기차를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합니다. 새로 생긴 건물에는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거주하는 주민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중국 사람들에게 전기차는 굳이 비싼 돈 주고 사야할 이유가 없는 옵션인 셈입니다.


공기 오염 문제 뿐 아니라 국가 기관 산업으로서 전기차를 밀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이런 한계를 강력한 규제를 통해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각 회사별로 총 판매 대수의 2019년에는 10%, 2020년에 12%를 전기차 혹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팔도록 한 거죠. 이걸 어기면 생산이 금지되고 이런 금지를 풀려면 전기차를 많이 판 다른 회사로부터 Credit을 사야 하는 상황이니 각 메이커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전기차를 만들어야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K-EV도 그런 배경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래서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한 대부분의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본인들의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해서 바닥에는 테슬라처럼 배터리를 깔고 모터를 달아 3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준중형 중형 전기차들을 출시했지만 비싸고 불편한 기존 차량과 비슷하게 생긴 전기차가 시장에서 팔릴 리가 없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 회사들은 전기차를 엄청 저렴한 가격에 할인해서 팔거나 자체 차량공유 플랫폼에 전기차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벌금을 피할 물량을 맞추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제가 코로나 사태로 많이 유예되었습니다. 일단 일반 차량의 판매량 자체가 줄었습니다. Statista 의 통계를 보면 코로나 락다운이 발효되었던 2020년 2월에는 월 22만대로 원래의 10%도 안되는 수준으로 줄어 들었습니다. 5월 6월들어 보상심리까지 들어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올해 전체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10 ~ 15%정도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차량 판매 현황입니다. 코로나로 움추렸던 경기가 회복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12%수준으로 올린다던 정부의 계획도 일단 판매추이와 경제 회복 속도를 봐서 유예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동차 회사들은 굳이 팔수록 손해가 되는 전기차를 생산해서 억지로 밀어내기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올해 8월까지의 전기차 판매 대수 결과를 보면 순위권 내에 내연기관 차량을 기반으로 해서 만든 중형 SUV 전기차들은 전무합니다. 대부분 ORA나 Baojun 같은 실사용 위주의 소형 차량들, BYD GAC 같은 전기차 전용 회사들의 주력 모델 그리고 테슬라 모델 3가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인민의 발이 되어 주던 전기 바이크를 차량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형태의 초저가형 소형 전기차와 “나 전기차 타고 다닌다고 티가 팍팍나는” 차량들이 잘 나가면서 시장이 양극화 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소형 전기차는 기술 수준은 뒤쳐지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로컬 배터리가 커버하고, BYD나 테슬라 같은 전기차 전용 업체는 자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중국 현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 정부는 매년 보조금 규정을 조금씩 꼬아 가면서 자국 회사들의 배터리에 보조금이 더 가도록 은근 슬쩍 지원을 합니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사면초가인 상황입니다.

7월 판매 2위를 차지한 홍광 자동차 미니 EV
배터리 생산업체에서 전기차 생산업체로 도약 중인 BYD의 E2


중국이 전기차의 가장 큰 무대라는 것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세계 시장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이 시장에서 살아 남아 스스로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숙제는 당면한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던 규제 위주의 추세가 코로나로 재편된 지금 현지화를 통해서 외국산 배터리라는 약점을 최소화하고, 시장에서 살아 남을 가능성이 큰 파트너와의 전략적 제휴가 절실해 보입니다. 중국은 여전히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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