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왜 빨리 나와야 하는가요?

[자동차 직장인 팁 1] 어디서든 자기 몫을 하는 사람은 대접을 받습니다

by 이정원

2014년에 일본 닛산 자동차에 한 달간 파견을 간 적이 있습니다. 사무실은 체육관처럼 넓은데 각 부서 별로 배치가 정해져 있더군요. 부장님이 제일 안쪽 차장님이 그다음, 그리고 직급에 따라서 나란히 앉아 있는 형태였습니다. 파견을 온 저는 제일 마지막 자리에 앉아 있는데, 아침 9시가 되면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자는 사내 방송이 나오고, 잠시 뒤에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헉! 아침 조회를 하는 겁니다. 부장님이 전달 사항을 포함해서 한 말씀하시고 다들 오늘 무슨 일 할 건지 이야기하더군요. 처음 보는 광경이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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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인 프랑스로 파견 갔을 때는 정반대 경험을 했습니다. 2007년에 프랑스 르노 자동차에 파견을 갔을 때 같이 일하던 친구는 늘 4시면 퇴근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일찍 퇴근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7시 반에 출근하고 남들 점심 먹을 때 싸 온 도시락 먹으면서 일하기 때문에 8시간 근무시간을 채웠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겁니다.


르노와 닛산은 같은 얼라이언스였지만 이렇듯 일하는 문화는 너무 달랐습니다. 조직을 강조하는 일본에서는 팀의 성과가 우선입니다. 부서원의 성과도 팀장의 책임이고, 그래서 부서원의 일정도 팀장이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회사에서는 부서원은 각자 회사와 일종의 계약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은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고 올 한 해 해야 할 업무와 기대하는 목표가 정해져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팀 회의를 거쳐서 매니저가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납기를 맞추기 어려우면 대책을 함께 세우기도 하지만, 언제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온전히 본인 책임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팀장이나 매니저에게 많은 책임을 기대하는 것은 일본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개인별로 내 업무 내용과 근태는 직원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하는 성향은 프랑스에 가까워 보입니다. 일본처럼 일일이 지시하고 감독하기는 어렵지만 팀원의 결과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는 팀장들은 압박감이 심합니다. 개인적인 진도를 간섭할 수 없으니 팀원의 성실도와 성과에 대한 판단을 근무 태도 특히 가장 기본적인 출퇴근 시간으로 관리하곤 합니다.


여러 부서가 함께 차를 만드는 자동차 회사는 특히 여러 팀이 모여서 하는 회의가 많습니다. 거기서 결정된 내용들이 각 부서로 전파되고 공유되는 시간도 있다 보니 보통 팀장들이 본부장에게 보고하는 회사의 주요 회의들은 아침에 이른 시간에 시작됩니다. 만약 중요한 보고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데 내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팀원이 출근 시간이 아니라고 자리에 보이지 않으면 당황할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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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최근에는 유연한 근무제도를 적용하는 회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당한 권리인 늦게 출근할 권리를 사수하려면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 주세요. 먼저 사칙에 공지된 유연 근무제도에 맞춰서 출근 시간을 매니저와 합의하고 공식적인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출근 시간을 명확히 알리고 본인 자리에도 근무 시간을 잘 보이도록 표시해 두면 좋습니다. 한번 정한 출근 시간은 꼭 준수하고 늦게 출근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보다 늦은 퇴근 시간도 꼭 지켜서 괜한 꼬투리 잡히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보고가 있거나 하면 진행 상황을 미리 전날 메일로 보내고, 내용을 같이 리뷰하자고 먼저 요청해 보세요. 그러면 아침이 되어도 팀장이 찾을 일도 없고, 오히려 본인의 보고를 먼저 챙겨 준 팀원에게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 결국 어디서든 자기 몫을 하는 사람은 대접을 받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아침에 일찍 나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스스로의 시간에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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