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 서두르지 않으면 농구를 할 수 없다?

수강신청급 클릭전쟁. 빠른사람이 자리를 차지한다.

by 사쿠

2024년 3월 11일 토요일 오전 9시. 클래스 신청의 문이 열리는 시각이 정해졌다. 핸드폰과 노트북 캘린더에 모두 저장을 해두고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두 달전, 이미 클래스가 시작된 상태에서 등록을 해본적이 있었다. 나는 웨이팅 리스트에 올라갔고, 클래스를 취소한 사람이 나타나길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아무도 취소를 하지 않았다. 이 방법 이외에도 클래스가 열리는 당일 날 기다리고 있다가 당일날 나타나지 않은 사람이 생기면 일정 수수료를 내고 참여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영어 울렁증의 나에겐 너무나도 버거운 일...


그렇게 두달을 더 기다려서 새로운 시즌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클래스신청 당일날 아침이 되었다.





커피한잔과 노트북 두대 < - 01:00:00 >


새벽 5시에 아내를 직장에 데려다 주고, 집에돌아와 잠시 누워있다가 시계를 보니 아침 8시. 이제 일어나 전쟁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무엇보다 맑은 정신이 필요했고, 누구보다 빠르고 민첩하게 손가락을 놀려야만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었다. 아내와 내 노트북을 두대를 식탁에 펼쳐 놓고 커피 한잔을 내려놓았다.


무엇을 먼저 신청할 것인가? 당연히 농구가 먼저지. 농구는 팀 스포츠이고 요가는 개인 스포츠니까 더 많은 사람이 농구쪽으로 몰리지 않을까 나름 합리적인 추리를 해보았다. 그리고는 노트북 두대 모두 클래스신청 페이지에 접속해 두었다.



너무 느리게 가는 시간 < - 00:45:00>


너무 일찍 준비했나? 왜이렇게 시간이 안가지? 빠뜨린 것이 없나 이것저것 체크해보는 것도 한두번이지. 더이상 체크할 것도 없다. 뉴스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재밌는 페이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빠져들며 읽고 있었다.



클래스 오픈 < - 00:05:00>


재밌게 읽다가 시계를 보니 벌써 8시 55분이 되어있었다. 하마터면 클래스 오픈시간이 지나도록 인터넷서칭을 하고 있을뻔 했다. 이래서 내가 연애뉴스를 피하지...한번 읽기시작하면 시간 가는줄 모르게 읽게된다.


슬슬 손발에선 땀이 나기 시작하고 긴장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수강신청 시작! < - 00:00:00 >


자 재빠르게 수강신청 클릭을 했다. 다행히 사람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뭐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다음페이지로 넘어가네. 재빠르게 Next - Next 를 눌렀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결제 순간까지 왔다. 자 신용카드 넘버만 입력하면 됐었는데, 카드가 어딨지? 지갑안에 있을텐데?! 신청만 생각했지, 결제까지 할거라고는 생각치 못했기에 지갑을 찾기위해 온집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가방안에 있는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찾아냈고, 가까스로 번호를 입력했다.


한국 수강신청 이었으면 이미 다 꽉차고 내 자리는 물건너 갔을터였다. 하지만 이 곳은 캐나다였다. 느긋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Complete!


모든 과정이 완료되자마자 아내 요가클래스 등록을 시작했다. 같은 방법으로 진행했고 막히는 부분은 없었다. 한국 수강신청에 단련되있던 나는 그 누구보다 빨랐던 것이었다. 아내의 요가 신청도 완료하고, 농구 클래스의 수강신청 인원이 얼마나 되었나 확인해봤다.



목요일 농구 수강인원 full < + 00:02:30>


어물쩡 거리다가는 이번에도 신청을 못할뻔 했다. 이미 수강인원은 FULL 상태였던 것이다. 이 곳 사람들도 운동을 꽤나 좋아하는구나. 내친김에 토요일 농구 클래스도 수강신청을 해놨다. 여유자리가 있었기에 한번 해볼까 하는 심정으로. (나중에 토요일 클래스는 취소했다. 왠지 내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뺐는 생각이 들었기에)


모든 과정이 완료되고, 승리자가 된 기분으로 아내에게 클래스 등록 사실을 알렸다.



준비물 체크


처음치고는 그래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이메일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전달 받았다. 클래스 기간을 시작으로 모이는 시간, 준비물, 그리고 늦을 시 받는 불이익들. 수강에 실패한 사람들을 위해 Drop-in 에 대한 안내까지. 이제 나는 농구만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D-Day


드디어 수강 당일. 하루종일 일을 하는데, 농구 클래스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 인삿말을 시작으로 가면 어떻게 해야하지,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지, 아무리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해 본 적이없는 상황이었기에 계속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다.


"까짓거 그냥 들이받아 보자."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짐을 챙겨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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