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손질해서 물에 삶아 끓이는 것이 전부
느리고 순한 존재는
스스로 독을 만들지 못한다.
살기 위해 먹은 것들의 독을
뱉어내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그를 삼키려는 포식자의 숨을 끊지.
기술자들만이 그를 다룰 줄 알아
본래가 아니었던 것을 떼어 내고
묘비의 꽃처럼
미나리,콩나물, 무, 파, 마늘, 소금
희고 순한 것들을 올려준다.
식초에 웅크리는 속살을 안고
과거를 잊은 뜨거운 국물을
끝까지 들이키고
너도 나도
다시 바다로 간다.
2025. 1.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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