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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Jul 28. 2022

타이포그래피로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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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로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

<Lyrics> by 김도연



타이포그래피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각 디자인의 영역에 속합니다. 즉, 사람의 눈에 보여지는 것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러한 경계에서 벗어나서 보이지 않는 영역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도전한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오늘은 음악을 그래픽으로 풀어낸 타이포그래피 작업, 김도연 디자이너님의 <Lyrics>를 소개합니다!



음악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까?


주제에 대한 최초 스케치 이미지, ‘소리’와 ‘음악’을 구분짓는 작업을 맨 처음 진행했습니다.

<Lyrics>는 제가 만들었던 타이포그래피 스터디 ‘꼴’에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만들기’라는 대주제를 뽑게 되었는데요. 동시에 ‘음악을 주제로 디자인하기’라는 소주제를 뽑게 되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음악이라는 시간 예술을 그래픽이라는 시각 예술로 변환해야 했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리의 [높낮이/장단/강약]이라는 음악적 특징을 목소리와 악기가 아닌 그래픽, 그 중에서도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여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저는 고민 끝에 ‘청각적인 만족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악보를 만들자’라는 러프한 컨셉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기획 의도와 작품 제작 방식에 대한 스케치

이후 시각과 청각을 조합한 사례를 찾다가, 시각장애인의 사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인공 와우를 착용하면 오히려 음의 높낮이를 구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글과, 수화나 점자는 물론 진동을 통해 음악을 즐긴다는 글을 읽으며 감각의 변환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했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수집한 내용을 조합하여 ‘박자/음역/장단 등의 음악적 특징을 글상자/글장식 등의 시각적인 특징으로 변환하여 악보처럼 표현한다’는 기획 의도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어디까지↗올라가는거예↗요?↘



큰 기획 방향은 정했으나, 어떻게 디테일하게 표현할지 고민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문장 구조 (띄어쓰기, 온점, 따옴표 등)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글자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4/4박자의 경우 자음과 모음의 길이를 어떻게 할지, 바이브레이션은 어떻게 표현할지 등의 세부사항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결국 본디 악보라는 것은 정보 전달의 목적을 띄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타이포그래피적인 장점을 살리며 표현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던 와중에 사투리의 억양을 표현한 이미지를 보게 되었고, 저는 ‘이거다!’ 하고, 아이디어를 얻어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읽었을 뿐인데, 머릿속에서 음악이 떠나질 않아!



이렇게 디테일까지 정해지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툴은 데이터의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한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하였습니다. 띄어쓰기 없이 문장을 주르륵 친 뒤, 박자에 맞춰 글자의 길이를 늘리고 음의 높낮이에 따라 글자를 변형하여 ‘글을 읽으면 자동으로 음이 머릿속에 재생되는 듯한’ 느낌에 포인트를 맞췄습니다.


여기에다가 마지막으로는 정적인 이미지에서 끝나지 않고 원형으로 두른 후 애니메이션을 추가하여 마치 레코드판이나 CD플레이어로 노래를 듣는 듯한 연출을 넣어 완성했습니다.



시각적인 감동을 주는 디자이너


전 예쁜 것을 좋아합니다. 휴대폰도 블랙베리, 엑스페리아 등 소위 예쁜 쓰레기들을 사용하고 노트북도 서피스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난식으로 이야기 하긴 했지만, 본질을 흐트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시각적 감동을 주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은 저 포함 디자이너들의 오랜 고민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Lyrics> 작업은 순수하게 디자이너로서 제가 고민하고 탐구한 결과물로서, 개인적으로도 작업하면서 즐거웠고, 기억에 많이 남는 작업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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