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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Dec 07. 2022

즐거운 마음이 보는 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요리 아카이빙북 by SSHINYE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즐거운 마음이 보는 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Disney Dish: 160 Dishes in Disney Animation(디즈니 애니메이션 요리 아카이빙북) by SSHINYE

월레스와 그로밋에 등장하는 달나라 치즈 크래커, 스폰지밥이 만드는 게살버거, 먹음직스러운 만화 고기… 어렸을 때 즐겨 보던 애니메이션엔 꼭 한번 먹어보고 싶은 상상 속 음식이 있었지요. 그 음식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낸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전공을 살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무려 160가지의 음식을 소개하는 책을 만든, 북 디자이너 SSHINYE님의 아카이빙 북 작업을 소개해드립니다.


텔레토비는 무슨 스무디를 마실까?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SSHINYE입니다. 지금은 교육출판사의 북디자이너로 재직 중입니다. 학부와 대학원 시절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특히 책 만드는 작업에서 재미를 느껴요. 이번 노트폴리오 픽 비하인드에서 소개드릴 ‘디즈니 애니메이션 요리 아카이빙북’은 대학원에서 같은 형식을 반복하는 ‘List book’을 만드는 북디자인 수업에서 진행한 작업입니다. 리스트북에 어떤 내용을 담으면 좋을까 고민하다 평소 좋아하던 관심사의 공통 지점을 찾아서 책을 만들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와 저거 먹어보고 싶다!” 생각했던 음식은 ‘텔레토비’에 나오는 핑크색 주스였어요. 뭔지 아시는 분들 있을까요? 지금은 그 맛이 딸기 바나나 스무디 같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는데요. 

 


또 영화 중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걸 좋아해서, 이런 책이 완성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요리법까지 기록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내용이 분산될 것 같아서 일단 수집하고 분류해서 보여주는 거에 집중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여

이번 리스트 북을 제작하는 동안 평소에 좋아하던 관심사가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다시 잔뜩 보며 어떤 음식이 등장했는지 찾아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저는 자율성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안에 나름의 의미를 담으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작업은 평소보다 힘을 빼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며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완성된 작업을 보며 공감해주고 즐거워해 주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며 힘도 얻었고요!  



또 작업하는 동안 이 책을 접하시는 분들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경험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하기를 바랐습니다. 책은 일종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레스토랑에 가서 요리를 주문하고, 냅킨을 펼치는 일련의 행동을 책으로 재현해 독자에게 그 경험을 전하고 싶었어요.



[덧싸개까지 씌어진 책 모습] [덧싸개를 펼치는 모습]


그래서 본 책을 만들고 겉을 덮을 수 있는 싸개지를 만드는 데 신경을 썼죠. 냅킨이나 면직물에 은박을 씌우려고도 했는데, 두꺼운 책을 품기에 적절하지 않아서 얇은 용지로 대체했어요.


디자인을 통한 즐거운 경험

디자인을 통한 즐거운 경험이란, 디자이너가 즐겁게 작업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해요. 또 디자이너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긍정적인 어조로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 또한 디자인을 통한 즐거운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 작업을 하는 동안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던 것처럼, 독자도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추억을 떠올리기를 바랐어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매개로 디자이너와 독자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 뒤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같은 주제를 담고 있더라도 긍정적인 어조로 말하는 디자인이 있는가 하면, 강력한 어조로 표현해서 경각심을 주는 디자인이 있어요. 저는 전자에 가까운 디자인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한번 더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는 디자인이요.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다 보니, 업무 외에도 다른 무언가 하고 싶다는 창작 욕구가 올라올 때가 많아요. 급하지는 않더라도 저만의 호흡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면서 즐거운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있다면 같이 즐겁게 작업해요! 작업을 통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날 기회를 얻어서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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