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테마 게임센터 비욘 갤럭시 | Beyond Galaxy> by 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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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테마 게임센터, 비욘 갤럭시 | Beyond Galaxy> by 미선 : MiSun
찰랑찰랑한 머릿결과 솜털까지 구현하는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에 놀라 세상이 발전하고 있음을 절감합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8bit 픽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옛날 감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픽셀아트를 보면 어렸을 적 즐겨했던 고전게임이 생각나면서 추억에 젖을 수 있는데요! 오늘은 게임 세상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메타버스 세상을 자신만의 작업으로 채워나가는 미선님의 작업을 소개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픽셀아트를 그리는 미선입니다! 저는 픽셀로 이루어진 작은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온라인게임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거대한 가상 세계 속에 사람들이 모여 같이 사냥도 하고, 수다도 떨고 하며 노는 게 너무 즐거웠거든요.
비록 가상으로 만든 데이터 속 세상이지만 실제 사람들이 한 시간 한 공간에 모여 북적이는 모습이 집순이인 저에게는 설레이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마을 광장에 모이고,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음식도 나눠주고.. 아, 이걸 얘기하면 어떤 게임인지 아실 분들도 계시겠네요. 각자 개성에 맞춰 캐릭터를 꾸미고 게임 내에서 각자의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현실과 비교해봤을 때 그리 다르지 않아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저처럼 온라인게임 속에서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집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저도 그 공간에 속해 같이 놀면서요. 스토리가 녹아든 공간을 재미있게 즐기고, 공간에 함께 있던 사람들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면 배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메타버스라는 공간에 더 흥미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3-4년 전부터 픽셀아트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공간을 만드는 게 어려웠던 기억이 나요. 게임 만드는 작업을 그만둔 이유 중에 가장 큰 건 프로그래밍이긴 했지만요. 게임 세계를 만들어내지 못하니 작업 진행이 불가능했습니다. 옛날부터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서 이걸 게임이라는 매체로 풀어보고 싶었는데 혼자 게임 만드는 게 쉬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프로그래밍 없이도 게임 같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서 배경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나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아 정말 설레입니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공간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거든요!
저는 ZEP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배경 디자인 작업만 하는 쪽이라 어떤 기능이 필요하다면 ZEP에 있는 기본 기능들을 활용해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물체와 상호작용하는 기능, 말풍선 기능 등 기본적인 기능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혼자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업 이미지: 가을이의 채소가게 by Misun )
최근에는 ZEP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픽셀 세계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픽비하인드에서 소개해드릴 <우주테마 게임센터, 비욘 갤럭시 | Beyond Galaxy> 작업은 한 달에 하나씩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작업이고, 두 번째로 만들어진 공간이었어요. 어디에 있든 그 곳의 공간을 세세하게 관찰하는 게 저의 은밀한 취미인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간의 지도를 그리듯이 배경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네온 사인이 가득한 번쩍번쩍하고 재밌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게임센터’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인터넷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공간을 구성하기 시작했어요. 스토리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 공간에 나름대로 숨겨진 스토리도 생각해봤는데요. 우주인이 타고 다니던 우주선이 지구에 추락하여 쓸 수 없게 되자, 그 곳을 개조하여 게임센터를 만들어 돈벌이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다소 현실적이지만 그런 스토리를 집어넣고 싶었어요. 아직 스토리를 풀만한 매체를 찾지 못해서 저만 알고 있는 스토리지만, 언젠가는 공간과 스토리를 연결하여 보는 사람들에게 즐길거리를 더 주고 싶어요.
아무래도 게임센터다 보니 게임기를 잔뜩 그려야 해서 여러 아케이드 게임들을 찾아봤습니다. 옛날부터 자주 접했던 보글보글이라던가, 팩맨, 격투게임, 총 게임, 특히 저는 오락실에서 리듬게임을 자주 한 기억이 있어 리듬게임도 많이 찾아봤구요. 그리고 이렇게 찾은 자료들을 그대로 넣기는 아쉬워서, 나름대로 각색하여 짝퉁 복제 게임처럼 스토리를 살짝 바꿔 공간에 넣어봤어요. 예를 들어 팩맨은 박스맨이라고 바꿔서 박스가 고양이들에게 쫓기거나 반대로 고양이들을 잡아먹기도 하는 식으로 바꾸고, 제가 좋아하는 태고의 달인은 소고의 달인이라고 바꿔서 캐릭터도 소고로 바꿔버렸다던지…
이런 내용들은 제가 공간을 전시하고 있는 ZEP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공간 안에 있는 게임기 앞에서 상호작용 키를 누르면 게임기의 설명이 나오도록 만들어놨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게임기를 누르면 정말로 게임이 구동되어 미니게임처럼 플레이 할 수 있는 그런 기획까지 세웠지만, 프로그래밍에 문외한이라 거기까지는 만들지 못해 너무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저만의 미니게임들을 만들어 정말 게임센터처럼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보자면, 만든 공간들을 서로 이어서 저만의 큰 세계를 만들고 싶어요. ‘미니랜드 건설 프로젝트’라는 이름도 지었어요. 아직은 저 혼자만 알고 있지만요. 오늘 소개해드린 비욘 갤럭시 게임센터 공간도 이 프로젝트에 속하는 공간 중 하나예요!
개인 작업 뿐만 아니라 협업해서 하는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제가 올해 우연히 참가하게 된 메타버스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라는 행사입니다. 콘캣이라는 회사에서 주최하는 행사이고 말 그대로 메타버스 속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인데, 오프라인 일러스트 페어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컨셉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페어에 참가하는 작가님들은 각자 개성에 맞게 온라인 맵 공간(작가 부스 공간)을 꾸미고 행사 기간 동안 사람들이 그 공간을 둘러보며 굿즈도 구매하는 그런 행사인데, 사실 이 행사 덕분에 ZEP이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고 그 뒤로 개인 작업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가 파워 집순이라 그런지 온라인 페어라는 컨셉이 너무 잘 맞아 1회부터 꾸준히 참가해오고 있습니다. 페어 주최측에서 개발 쪽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보니 이번 3회 페어 때는 같이 협업하여 제가 기획한 맵 구성을 바탕으로 그쪽에서 프로그래밍을 해주시고, 그러면서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닌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약간 추가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면 어느 지점에 가면 캐릭터가 좀비로 변신한다던지, 무언가 만지면 그곳에서 어떤 것이 튀어나온다던지, 이런 거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같이 협업해서 더 게임 느낌으로 발전된 작업물을 만들 계획입니다.
픽셀아트로 작가 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2년 다 되어가는데 제 그림이 노트폴리오 픽에 선정되어 메인페이지에 소개된 건 처음이라 정말 기분 좋았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다음 공간도 얼른 작업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꾸준히 작업해서 언젠가는 미니랜드 건설 프로젝트라는 가명의 프로젝트가 아닌 정말 미니랜드라는 세계를 당당히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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