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AROMI’ by samsamsa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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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ROMI’ by samsamsamee
‘브랜딩’ 작업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브랜드의 원리와 가치를 디자인으로 잘 풀어낸 디자이너일까요? 아니면 브랜드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클라이언트일까요? 하나의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선 브랜드를 시작한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의 협업이 필요한 만큼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모두가 작업의 주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의 픽 비하인드는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브랜딩에 집중해 결과를 이끌어낸 브랜딩 작업 비하인드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윤신현 입니다. ‘3332’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브랜딩부터 그래픽 디자인 영역까지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여주는 게 명확하고, 위트있는 아이디어를 좋아해 평소 그와 같은 것을 보게 되면 많은 자극을 받곤 합니다. 평소에 관심을 기울여서인지 작업할 때에도 자연스럽게 명확한 디자인, 위트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게 된 것 같아요.
브랜딩 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언제나 클라이언트와의 긴밀한 대화입니다. ‘왜 이 일(브랜드)을 시작하게 되었나요?’라는 질문부터 클라이언트의 사소한 취향을 알아낼 수 있는 질문까지 모두 포함한 대화를 나누곤 해요. 이번 ‘SALAROMI’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도 클라이언트와 새로이 시작하는 브랜드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거창한 가치를 전달하기 보다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잘 반영하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판단을 내리게 된 클라이언트와의 대화 중 핵심을 정리해보자면,
- 나는 자신을 치장하는 데 소비하기보다 생활에 있어서 정말 필요하고 기능에 충실한 물건에 매력을 느끼고 소비한다.
- 그래서 군더더기 없는 제품이 깔끔하게 정리된 라이프스타일 숍에 갔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함을 느낀다.
- 사실 샐러드,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샐러드의 조화로운 컬러와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랐을 때, 그 단면이 너무 보기 좋기 때문이다. 맛은 호불호가 없는, 가장 기본에 충실한 맛이면 충분하다.
- ‘SALAROMI’의 모습이 샐러드 가게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 타 샌드위치 가게와는 다르게 양을 푸짐하게 주고 싶어, 안다로미(’그릇에 가득 찬’이란 의미)를 활용해 ‘샐러로미’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싶다.
일견 다른 내용같아 보이지만, 클라이언트가 지향하는 ‘기본적’, ‘원초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핵심 아이디어와 디자인 규칙으로 풀어냄으로써,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독특한 방식으로 ‘군더더기없이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각인 시키고, 클라이언트로 인해 해당 가치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당면한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해당 키워드를 표현할 수 있는 ‘정렬’, ‘대칭’, ‘깊은 그릇’을 기본 요소로 디자인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텍스트와 그릇의 탑 뷰, 사이드 뷰를 기준으로 정렬과 대칭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군더더기 없으면서 시각적으로 오차가 없는 편안함을 표현했습니다. 또 그 모습이 샐러드와 샌드위치의 다채로운 컬러 및 비정형적 특징과 대비를 이뤄, 주체가 되는 음식이 돋보이도록 연출했습니다. 서체 또한 꾸밈요소가 적고 간결한 산세리프체를 사용하였습니다.
간혹 공간에 디자인을 적용할 때, 의도한 모습대로 구현이 되었다 하더라도, 오프라인 공간에서 느껴진 감정의 의도와 다른 경우가 있곤 합니다. 이번 ‘SALAROMI’프로젝트에서는, 스크린 상의 그래픽 작업에서부터 실제 공간에 적용된 디자인까지 동일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 신경썼고, 결과적으로 원래의 의도를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적절하게 보여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브랜딩의 경우 아무래도 클라이언트가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며 브랜드를 만들다보니, 예민해지거나 안전함을 지향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한 클라이언트의 과감한 결정과 용기에 깊은 감사함을 느낍니다. 다른 작업에서도 항상 느끼지만 클라이언트의 안목과 결단력, 용기가 있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초반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공간 디자이너로서 일했습니다. 분야 특성상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동참해야 하고, 시공과 법규 등 제약이 많아 자유롭게 나만의 것을 디자인하기는 어려웠어요. 물론 그 모든 것 하나하나가 공간 디자인 과정의 일부이지만, 제 성향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오롯한 나만의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혼자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는 분야를 원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고민 끝에 ‘그래픽 디자인’ 분야로 커리어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이라는 단어로 함께 묶이는 영역이지만 이전에 해온 공간 디자인과는 다른 그래픽 디자인 영역의 특성에 익숙해져야 했고, 무엇보다 클라이언트도 없었기 때문에 라우드소싱에서 활동하며 조금씩 실력을 키워 나만의 영역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때마다 필요한 스킬을 익혀 나에게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스킬을 배우고 발전시켰습니다. 처음 해보는 어려운 스킬이라도 필요하다면 기꺼이 배우며 노력했어요.
그렇게 새로운 분야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동안 ‘브랜딩’의 과정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브랜딩은 다른 디자인 분야보다 조금 더 폭과 밀도 모두 높은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써 굉장히 메리트있는 작업이었어요. 한 브랜드의 코어가 되는 개념부터 실제 결과가 나오기까지 클라이언트와 긴밀히 소통하며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브랜딩과 그래픽 디자인 영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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