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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Apr 25. 2023

서울 새벽 친구

밤새 종로에서 마신다.

낙원상가 좁게 붙은 포장마차

닭똥집에 소주를 몇병마시고

YBM건물뒤에 붙은 밥집에서

고등어에 백세주를 먹었다.

봄을 벗겨낸 서울은

미세먼지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새벽 두시를 넘은 거리가 헐겁다.

이십년 넘은 친구들과 어께를 부딪히며

소주잔을 넘긴다.

이마 주름, 새치, 불콰한 얼굴이 정겹다.

할수있는 말과 하고싶은 말의

경계가 허물어진 관계다.

이들과 살아온 만큼 살아갈수있을진 모르겠다.

밤과 새벽을 넘어 거리에 어둠이 흩어진다.

수표교를 지나 청계천을 걸었다.

난 여기를 대학때 걸었고

현대자동차 재직때 걸었다.

그때는 슬프고 기뻤으며 아프고 새로웠다.

사십대 중반 걷는 새벽 서울 거리는

무뎌진 삶에 증발한 감흥이 희미하다.

우린 어께동무를 했다.

담배를 입에물고 어떤놈이 노래를 한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새로운날도 있겠지.

다시 돌아올지 모를 그날. 새로운날.

행복하자. 애들아. 아프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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